'이리와 안아줘'가 최약체 편견을 이겨내고 지상파 3사 수목극 중 동 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장기용과 진기주가 미니시리즈 첫 주인공으로 나서 선방했다. 허준호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긴장감을 쥐락펴락하며 중심을 잡아줬다.
19일 종영된 MBC 수목극 '이리와 안아줘'는 자체 최고 시청률과 동률인 5.9%(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마침표를 찍었다. 장기용(채도진)과 진기주(한재이)의 사랑이 이뤄지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다시금 체포된 허준호는 사람들이 모두 외면하고 비난하는 사형수로서 감옥살이를 이어갔다.
장기용은 '이리와 안아줘'를 통해 발전 가능성을 입증, 다음 행보를 기대케 하고 있다. 극 중 희대의 사이코패스 아버지가 첫사랑 진기주의 부모님을 모두 살해,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 가며 사랑을 키워 갔다. 진기주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아버지에 대적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애처로운 눈빛이 채도진의 아픔을 고스란히 전했다. 첫 주연작임에도 안정적인 연기와 매력적인 저음 목소리, 사투리가 어우러져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모델 출신다운 제복 핏으로 몰입도를 배가했다.
허준호는 장기용의 아버지 사이코패스 윤희재 역으로 등장했다. 드라마 초반 연쇄살인범으로, 중반부에선 사형수로, 후반부에선 탈옥수로 극 전반을 뒤흔들었다. 망치를 들고 사람을 가차 없이 죽이고, 타인의 감정에 전혀 동요되지 않는 사이코패스를 리얼하게 소화했다. 순간순간 광기 어린 모습이 튀어나왔다. 미묘한 표정 변화를 잘 표현해 '역시 허준호'란 평을 받았다.
장기용이 주연으로서 앞에서 끌었다면, 베테랑 배우 허준호가 뒤에서 밀며 '이리와 안아줘' 최종회까지 열연했다. 첫 주연 신고식을 치른 진기주와 허준호의 광기 어린 모습을 고스란히 닮아 서늘한 공포를 선사한 김경남(윤현무)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작품 자체는 중반부로 접어들며 같은 사건이 반복되는 듯한 느낌이 들며 지루함을 주는 구간이 있었지만, 초반 우려에 비하면 마지막까지 선방을 보여준 것. 후속으로는 김정현, 서현 주연의 '시간'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