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대란'으로 항공기 지연 사태를 일으킨 아시아나항공이 잇딴 비행기 기체 결함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일부에서 정비 인력 부족 및 '부품 돌려막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특별 점검에 돌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3일 오전 6시 10분 김포를 출발해 제주로 향하려던 A321편이 온도 조절 계통 결함이 발견돼 결항 조치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날인 22일에도 인천공항에서 타이베이로 가려던 OZ713편, 상하이 푸둥행 OZ363편, 샌프란시스코행 OZ212편이 무더기 지연 출발해 승객들의 원성을 샀다. 특히 OZ363편은 3시간 30분 가량 발이 묶였던 다른 2대의 항공기와 달리 무려 6시간 동안 지연되면서 많은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713편은 공기압 계통 결함으로, 363편은 유압 계통 결함 발생이 확인됐다. 212편은 21일 후쿠오카-인천편 항공기 정비 지연에 따라 함께 출발이 늦춰졌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베트남 하노이를 출발해 인천으로 가려던 항공기 기체에서 브레이크 계통 결함이 발견돼 13시간 40분 지연된 것을 비롯해 열흘 사이 기체 결함이 발견된 아시아나항공기는 9편에 이른다.
항공업계는 "단 시간에 항공기 기체 결함이 이렇게 자주 일어나는 것은 흔하지 않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대량 기체 결함 사태가 부품 돌려막기와 정비 인력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품 돌려막기란 항공기에서 부품을 장탈해 다른 비행기에 장착하는 정비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항공안전법상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 부품까지 고쳐서 사용하고 다시 장탈을 반복해 위험하다"며 "실제 현장에서는 정비 인력도 부족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항공기 1대당 국토부가 권고하는 정비 인력 기준은 12명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항공기 1대당 정비 인력이 17명을 배치해 관련 규정을 충족했다는 입장이다.
기체 결함과 지연이 반복되자 국토부도 칼을 빼들었다. 국토부는 22일부터 내달 3일까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특별 점검을 하고, 타 국적항공사의 정비 인력 운영실태도 함께 조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토부는 아시아나항공이 운항스케줄 대비 정비인력과 예산이 충분한지 여부 등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정부의 권고보다 많은 정비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항공기 부품을 장탈해 다른 비행기에 장착하는 정비 방식은 합법적인 정비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