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백혈병 피해자 가족들이 11년을 이어온 갈등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한 자리에 모혔다.
24일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조정위원회(조정위)는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삼성전자 반올림 간 제2차 조정 재개를 위한 중재방식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김선식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 전무와 황상기 반올림 대표, 조정위원회 위원장인 김지형 전 대법관이 참석했다.
이들 3자는 이날 서명한 합의문을 통해 향후 조정위가 마련할 중재안을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무조건으로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2007년 3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로자 고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11년 넘게 이어졌던 양측의 분쟁도 타결 수순을 밟게 됐다.
조정위는 8∼9월 중재안 내용을 논의해 마련하고,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2차 조정 최종 중재안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10월 안에 삼성전자가 반올림 소속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완료한다는 것이 현재 조정위가 제시한 시간표다.
향후 조정위가 마련할 2차 조정 최종 중재안에는 '새로운 질병 보상 방안'을 비롯해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조정위가 제시하는 안을 무조건 받아들이기로 이날 합의했다.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는 "완전한 문제 해결만이 발병자 및 그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가치있는 일이라 판단했다"며 이번 기회에 반도체 백혈병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인 황상기 반올림 대표도 "이제라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황 대표와 김 전무는 서명식을 마친 후 악수를 나눴다.
또한 반올림은 1022일째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에서 이어온 노숙농성을 내일인 25일 중단하고 천막을 철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