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가 지난 1년 동안 633만 명 계좌를 만들고, 여신 금액은 7조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향후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의 금융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대출 상품을 확대하고, ‘모바일 해외 특급 송금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간의 운영 성과 및 향후 상품·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2017년 7월 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모바일앱)을 통해 고객들이 쉽고 편리하게 계좌를 개설하고 체크카드 신청, 여·수신 상품 가입, 해외송금 등이 가능한 상품·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후 1년간 고객 633만명의 계좌를 개설했다. 연령별로는 20~30대가 64.3%로 가장 많고, 40대는 23.0%, 50대는 11.5%를 차지했다.
계좌 개설 시간은 통상적인 은행 영업 시간 밖인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가 56%였다.
카카오뱅크의 효자 상품인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는 전체 계좌개설 고객의 약 78%인 500만명이 신청했다. 지난해 금융권 전체 체크카드 누적 순증 규모 696만장의 71%에 해당한다. 카카오뱅크 고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캐릭터는 ‘라이언(Ryan)’으로, 49.1%였다.
7월 중순 기준 카카오뱅크의 수신(예·적금) 금액은 8조6300억원이었다. 상품별로는 정기예금이 50.0%, 보통예금이 29.1%, 자유적금이 20.9%로 구성됐다.
여신(대출)은 현재 7조원(대출 잔액 기준)이었다. 상품별로는 마이너스통장이 48.0%, 신용대출 43.7%, 전월세보증금 대출과 비상금대출이 각각 4.3%와 4.0%로 나타났다.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대출은 6월말 현재 잔액 기준 1조3400억 원으로 6월 말 총 여신 실행 기준 금액 대비 21%, 대출 건수로는 38%를 차지했다.
올해 1월에 선보인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누적 약정금액이 4000억원을 돌파했다. 은행 영업 시간 외 시간대에 서류를 제출한 고객 비중은 47%, 대출 약정을 체결한 고객은 67%였다. 비대면으로, 주말에도 대출이 가능하고 1분이면 가능한 사전 한도·금리 조회, 사진촬영으로 서류제출이 가능한 간편함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해외송금 건수는 21만건을 넘어섰다. 통화별로는 미국 달러 37.3%, 유로 23.1%, 캐나다달러 10.9% 순이다. 저렴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은행 및 카드사 등이 잇따라 해외 송금 수수료를 인하하고 송금 가능 지역을 확대하는 등의 서비스 개선이 이뤄지면서 전반적인 고객 편익이 확대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는 1년 동안 2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진행했으며, 현재 총 납입자본금은 1조3000억 원이다.
대출·해외송금 서비스 확대…고객혜택·보안 강화도
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모바일에서 완결된 금융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지난 1년간 누적된 고객 데이터 및 비식별화 분석 등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중·저신용자의 금융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대출 상품을 넓혀가기로 했다.
카카오뱅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들도 카카오뱅크와 연계한 카드사·캐피탈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대출’을 4분기 선보인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연계 금융회사들이 제시한 대출금리와 한도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내년 초에는 ‘자체 중신용 대출’도 공개한다. 보증 기반이 아닌 카카오뱅크의 신용에 기반한 대출 상품이다. 고객이 대출을 신청하면 카카오뱅크가 신용평가시스템(CSS)를 활용해 대출 한도와 금리에서 유리한 조건의 대출을 고객에게 제시하는 형태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CSS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카카오뱅크는 계좌번호 없이 가능한 ‘모바일 해외 특급 송금 서비스’ 출시한다. 세계 최대의 송금 결제 네트워크 기업인 웨스턴유니온(Western Union)과 업무 협약을 맺고 ‘모바일 해외 특급 송금 서비스’를 내년 1분기에 선보인다.
별도의 영업점 방문 없이 카카오뱅크 앱에서 이뤄지는 국내 최초 서비스다. 수취인은 웨스턴유니온의 전 세계 55만여 가맹점에서 돈을 찾을 수 있고 해외 웨스턴유니온 가맹점에서 카카오뱅크로 역송금도 가능하다. 수수료는 기존 은행 영업점에서 웨스턴유니온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때보다 약 30~70% 저렴한 수준이 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신용등급을 조회할 수 있는 ‘신용정보 조회 서비스’는 3분기에 선보인다. 또 은행과 법인고객을 전용회선으로 연결해 은행 업무를 처리해주는 펌뱅킹 서비스는 엘페이(L.pay)를 비롯해 통신사, 카드사 등과 제휴에 나설 계획이다.
8월 1일부터는 ‘프렌즈 체크카드 캐시백 프로모션 시즌 3’를 시작한다. 전월 사용실적 30만 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학원업종 1만 원 캐시백과 휴대전화요금 자동결제 시 5000원 캐시백, 카카오프렌즈 3만 원 결제 시 5000원 캐시백, 1만 원에 이용할 수 있는 공항 라운지 혜택 등이 추가됐다. 월 최대 캐시백 혜택은 5만원에서 6만2000원으로 확대했다.
더불어 롯데월드 어드벤처·아쿠아리움은 전월 실적에 관계없이 본인 및 동반 3인까지 최대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대형마트, G마켓, 옥션, CGV 등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은 전과 동일한 혜택을 유지한다.
보안·인증도 강화해 이체 및 국내외 송금 시 거래 금액에 관계없이 항상 OTP(One Time Password)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앱에서 패턴을 그리며 로그인할 때 선이 보이지 않는 기능도 추가했다.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는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 서비스에 대한 재해석과 혁신을 통해 은행의 쓰임이 고객 중심으로 확장되고, 고객 개개인의 시공간에서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순간에 금융을 소비할 수 있는 라이프 플랫폼을 구현해 가겠다”며 “올해와 내년에도 고객 중심적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