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진행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조 추첨에서 아랍에미리트(UAE)가 추가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과 같은 E조에 배정됐다. AFC는 지난 5일 진행한 조 추첨에서 UAE와 팔레스타인을 누락해 이날 조 추첨을 다시 진행했다. 팔레스타인은 개최국 인도네시아가 속한 A조에 포함됐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극복하기 위한 김 감독의 '플랜 B'는 끈끈한 팀워크가 핵심이다. 토트넘이 "손흥민은 다음 달 11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이후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이승우(베로나)도 늦지 않게 가세할 전망이다. 잘츠부르크 소식통에 따르면 황희찬은 다음 달 9일 곧바로 인도네시아 현지로 떠난다. 김 감독은 "현재 소속 구단과 줄다리기 협상 중"이라며 "첫 경기를 치르기 전에 두 선수 모두 합류한다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조기 합류가 가능해진 손흥민/연합뉴스
김 감독은 손흥민·황희찬·이승우 유럽파 3인방이 모두 조별예선 1차전 이전에 훈련에 참가가 가능하다는 점을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러시아월드컵 무대를 경험한 이들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부족한 경험을 메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한국 축구의 상징인 손흥민과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선수단 전체에 자신감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손흥민은 성인 대표팀에서도 전력의 핵심이자 분위기 메이커로 통한다.
무엇보다도 전문가들은 단기전에선 선수단이 '완전체'가 돼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수단 전원이 모여 전술 훈련을 하는 것과 주요 선수들이 빠진 채 시뮬레이션 훈련을 하는 것은 실전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천지 차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아시안게임은 23명이 뽑히는 일반 국제 대회와 달리 20명만이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린다. 또 경쟁팀들도 준비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유럽파 공격수들이 대회 전부터 손발을 맞춘다면 토너먼트 라운드에선 전력이 극대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감독은 "(국내파가 많은) 수비수들은 그동안 훈련을 많이 해서 문제없다. 출국 전까지 조직력을 확실하게 끌어올리겠다"며 "다만 공격진은 해외파 선수들이 많아서 함께 훈련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경기를 치러 가며 손발을 맞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조별예선 3경기만 치르는 다른 조(A조를 제외한 4개 조) 팀들보다 1경기를 더 뛰는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수십 경기를 치르는 리그와 달리 7~8경기로 우승을 가리는 토너먼트에선 '1경기 추가'는 선수단 체력에 치명타다. 게다가 손흥민·황희찬·이승우는 장거리 비행에 따른 컨디션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훈련과 달리 경기 출전은 1차전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 기간을 메울 카드는 황의조(감바 오사카)다. 대회 직전에 합류하는 유럽파와 달리 황의조는 다음 달 6일부터 훈련에 나선다. 무엇보다 그는 컨디션과 실전 감각도 최고조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 빅리그와 달리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시즌에 13골을 기록 중이다. 일본도 유례없는 무더위가 찾아온 만큼 인도네시아 현지 기후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조 추첨 결과에 대해 "조 추첨 결과로 환경이 어려워졌지만, 난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하나로 똘똘 뭉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