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대회인 UCL에서 우승한 횟수가 그 클럽의 위상을 말해준다. 역대 1위는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다. 레알 마드리는 무려 13회 우승으로 압도적인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UCL 시작과 함께 5연패를 일궈냈고, 또 최근 UCL 3연패를 일궈내며 세계 최강의 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렇다면 2위는 어떤 팀일까.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인 바르셀로나?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 잉글랜드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니다.
최근 UCL 무대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팀이라 믿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바로 이탈리아의 'AC밀란'이다.
AC밀란은 역사적으로 세리에A 최고의 명가이자 세계 최고의 명가 중 하나로 꼽히는 클럽이다. AC밀란은 UCL에서 총 '7회' 우승을 차지하며 레알 마드리드에 이은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리에A에서도 18회나 우승을 차지했다.
자연스럽게 AC밀란에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했다. 1960년대 지안니 리베라가 엄청난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어 1980년대 AC밀란 황금기를 이끌었던 '오렌지 삼총사' 프랑크 레이카르트, 루드 굴리트, 마르코 판 바스턴이 있었다. 이들 삼총사가 이끌던 AC밀란은 역대 최강의 팀 중 하나로 꼽힌다.
시간이 흘러 1990년대 세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로 평가 받은 파올로 말디니와 공격수 조지 웨아가 있었고, 2000년대 필리포 인자기, 안드리 세브첸코, 카카, 클라렌스 세도르프, 젠나로 가투소 등이 AC밀란 유니폼을 입고 세계 축구를 지배했다.
하지만 명가는 순신간에 몰락했다. UCL 우승은 2007년으로 끝났고, 리그 우승은 2011년이 마지막이었다. 성적 부진에 구단주의 비리 등이 끊이지 않았고, 구단 재정은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당연히 정상급 선수들은 AC밀란을 떠났고, 또 다른 정상급 선수들은 AC밀란으로 오지 않았다. 지금은 세리에A 중위권 정도의 팀으로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화려함과 완벽함의 절정을 자랑하며 상대를 벌벌 떨게 만들었던 강호 AC밀란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AC밀란이 명가 재건의 의지가 없다는 점이다. 투자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유벤투스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에 자극 받은 인터밀란 역시 빅네임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팀 전력 강화와 함께 침체됐던 세리에A 전체 분위기를 살리고자 하는 의지도 담겨있다.
당연히 이탈리아 최고 명가 AC밀란도 동참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AC밀란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AC밀란은 여전히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곤살로 이과인(유벤투스)과 알바로 모라타(첼시)의 AC밀란 이적설이 나왔다. 이에 AC밀란 스포팅 디렉터 레오나르도가 강력히 부인했다. 두 선수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영입할 돈이 없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레오나르도는 27일(한국시간) 현지 언론을 통해 "이과인과 모라타 영입? 나는 AC밀란이 큰 투자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AC밀란 지금 사정 상 빅네임 영입이 불가능하다"며 "이적시장이 미쳐가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미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