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흥행 불패'의 길을 걸어온 배우 박보영이 여름 극장가의 유일한 멜로 영화로 관객을 찾아온다.
박보영은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너의 결혼식(이석근 감독)'으로 3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다. '너의 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박보영)와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김영광), 좀처럼 타이밍이 안 맞는 그들의 다사다난한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작품. 박보영이 연기하는 승희는 첫사랑의 표본 같은 인물이다. 예쁘고 똑똑하고 솔직하다. 박보영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회인이 된 모습까지 여러 해의 승희를 입체적으로 연기한다.
박보영은 유독 멜로에서 빛을 발했다. 영화 '늑대소년'을 크게 흥행시켰으며, '피끓는 청춘'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특히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으로 연이어 홈런을 날리며 박보영의 로맨틱 코미디는 '믿고 보는 작품'이라는 인식이 생겨날 정도. '뽀블리(박보영과 러블리의 합성어)'라는 별명답게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어떤 남자 배우와도 달콤한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낸 덕분이다.
멜로 전문 배우라지만, '너의 결혼식'은 박보영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손익분기점을 기준으로 박보영의 필모그래피는 성공한 영화 반, 실패한 영화 반이다. 2015년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이후 연달아 세 작품이 흥행에 실패했다. 브라운관에서는 승승장구했지만 스크린에서는 타율이 좋은 편이 아니다. 게다가 상대역은 김영광으로, 주연배우로서 연기나 인지도 면에서 아직 위험 요소가 다분하다. '너의 결혼식' 개봉을 앞둔 박보영의 어깨가 가볍지만 않다.
우려보다 기대가 더 크다. '너의 결혼식'은 관객 모두가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첫사랑의 추억을 건드린다. 2012년 개봉해 첫사랑 영화의 표본이 된 '건축학개론'을 떠올리게 한다. 다른 점이라면 박보영이 '건축학개론'의 수지도 되고 한가인도 된다는 것. 6년 만에 다시 일어난 첫사랑 붐의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너의 결혼식'의 메가폰을 잡은 이석근 감독은 "'너의 결혼식'은 첫사랑을 연대기로 그린다. 학생 때부터 시작해 이들이 사회에 던져졌을 때의 모습까지, 주인공들의 성장을 함께 그렸다"면서 '건축학개론'과 차별성을 강조했다.
박보영은 이미 2012년 10월 영화 '늑대소년'으로 706만 명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뽀블리 멜로'의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너의 결혼식'으로 '늑대소년'의 영광을 재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감독은 "박보영은 상대방의 감정을 끌어내는 눈을 가진 배우다. 그것을 담으려고 했다. 영화를 보다 보면 국민 여동생·뽀블리·로코(로맨틱 코미디 준말) 요정 등 박보영이 가진 모습을 다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박보영은 "오랜만에 하는 영화라서 떨리고 걱정된다. 로맨스를 하고 싶었다. '너의 결혼식'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고 염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