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7 롤드컵 결승전에서 패하고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페이커. IS포토 오는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세계적인 선수인 '페이커' 이상혁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페이커 소속팀인 SK텔레콤 T1(이하 SKT)의 롤드컵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명문팀인 SKT는 롤드컵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2014년에도 본선 진출에 실패한 적이 있어 팬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부진에 LCK 하위권으로 밀린 SKT 롤드컵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e스포츠 대회다. 북미·유럽·아시아 등 전 세계 각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최강팀들이 최고의 자리를 놓고 대결한다.
올해는 전 세계 14개 지역에서 24개팀이 오는 10월 1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부산·광주·인천 등 4개 도시를 순회하며 왕좌를 가린다.
한국 대표팀은 국내 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의 스프링과 서머 성적을 합쳐 상위 3개 팀이 출전하게 되는데, 아직 리그가 끝나지 않았다. 9일 '2018 LCK 서머' 정규 시즌의 마지막 경기가 진행되며 오는 9월 8일 서머 결승전이 열린다.
문제는 SKT가 이번 LCK 서머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SKT는 9일 킹존과 시즌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서머 포스트시즌(PS) 진출이 좌절됐다. 서머 순위가 5위까지 들어야 PS에 나설 수 있는데 현재 7위를 기록하고 있다.
롤드컵 3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팀인 SKT는 이번 서머 시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총 18경기 중 17경기를 치룬 8일 현재까지 8승9패를 기록했다.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페이커도 마찬가지다. 페이커는 서머 2라운드 총 9경기 중 3경기부터 최근까지 벤치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페이커가 장기간 출전하지 못한 것은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페이커의 빈 자리는 올해 새로 합류한 최준식(페이커와 같은 포지션인 미드 라이너)이 채워 그나마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작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7 롤드컵 결승전 모습. 롤드컵행 불씨 극적으로 살아나…한국대표 선발전 무조건 1위 해야 SKT이 이번 서머에서 하위권으로 밀리면서 롤드컵을 향한 길이 험로가 예상된다.
한국에 배정된 3장의 롤드컵 티켓 중 한 장은 서머 우승팀에게 주어지고, 또 한 장은 스프링과 서머 두 시즌에서 받은 총 챔피언십 포인트 1위 팀에게 돌아간다.
SKT는 서머 PS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두 장의 롤드컵 직행 티켓을 잡을 기회를 놓쳤다.
SKT가 롤드컵에 갈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하는 것이다. 한국대표 선발전은 챔피언십 포인트 2~5위까지 4개 팀이 맞붙게 된다.
현재 챔피언십 포인트 순위는 1위 킹존(90점), 2위 아프리카(70점), 3위 KT(50점), 4위 SKT(30점), 5위 젠지(10점) 순이다. 서머의 PS 결과가 반영되면 최종 순위가 달라질 전망이다.
SKT는 서머 상위 팀 가운데 챔피언십 포인트를 갖고 있는 킹존과 KT, 아프리카가 직행 티켓을 가져가면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유리하다.
SKT는 8일 아프리카가 서머 시즌 5위를 확정하면서 한국대표 선발전에 진출하게 됐다.
롤드컵 진출을 위한 마지막 불씨가 살아난 것이다.
가능성도 높아졌다. 선발전은 서머 결승전이 끝나는 9월 8일 이후부터 롤드컵이 개막하는 10월 1일 사이에 진행될 예정이다. SKT는 부진을 털어내고 전력을 높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된다. 페이커도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LoL'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해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계 관계자는 "SKT는 롤드컵에서 늘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과거 마지막 티켓을 잡고 롤드컵에 진출한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페이커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부진을 털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시안게임 출전이 전화위복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팀들 수준이 상향 평준화돼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살아남을지 미지수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T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SKT나 페이커가 못했다기 보다는 다른 팀의 실력이 좋아진 측면이 있다"며 "SKT가 롤드컵에 강하다고 해도 이번 선발전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T가 이번 롤드컵 진출에 최종적으로 실패한다면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하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또 한국 팬들은 세계적인 선수인 페이커의 경기를 안방에서 직접 볼 기회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