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투비가 서은광 군입대를 앞두고 첫 여름콘서트를 열었다. 당분간은 볼 수 없는 완전체 콘서트에 아쉬움이 컸지만 슬픔보다 기대감으로 무대를 채웠다.
비투비는 10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다섯 번째 단독콘서트 '2018 BTOB TIME-THIS IS US-'(디스 이즈 어스) 첫째날 공연을 열고 1만 여 명의 관객을 만났다. 평일 늦은 시간에도 자리를 채워준 관객들을 위해 비투비는 특별한 세트리스트로 공연을 이끌었다.
'보컬부자' 수식어에 걸맞는 완전체 감성무대에 이어 솔로와 유닛 무대가 준비됐다. 임현식이 등장해 'A Song For You(어 송 포 유)'를 피아노 연주와 함께 가창했다. 프니엘과 육성재는 힙합 댄스곡 'Hypnotized(힙노아티즈드)'로 블랙과 레드 매력을 어필했다. 프니엘은 "성재가 작곡가 형이랑 트랙을 만들었다. 나는 약간 피처링 느낌으로, 성재가 차린 밥상에 숟가락 올린 거다"고 설명했다.
이창섭은 지난해 4월 발매한 솔로곡 'At The End(앳 디 엔드)'를 라이브로 선보였다. 정일훈은 자신이 작사하고 작곡에 참여한 'Big wave(빅 웨이브)'를 준비했다. 감성적인 이창섭 무대와 반전되는 섹시함으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이민혁도 'ALL DAY(올 데이)'로 섹시한 매력으로 랩과 노래를 소화했다. 이어 정강이까지 차오른 풀장에서 춤을 추며 강렬한 마무리를 했다. 정일훈은 "보컬부자라는 별명은 래퍼들이 노래를 잘 하기 때문에 생긴 말 아니겠느냐. 민혁 형 무대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민혁은 "일본 솔로 데뷔 앨범에 담긴 곡인데 그걸 한글로 변역해서 불렀다. 한국 멜로디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21일 입대하는 서은광은 '이등병의 편지'로 속마음을 전했다. "집 떠나와 열차 타고"라는 첫 소절이 울리자마자 팬들의 울컥한 함성이 공연장을 채웠다. 서은광은 "어떤 노래를 부를까 하다가 지금 내가 가장 전하고 싶은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분위기를 우울하게 만들 생각은 없다"며 건강하게 잘 다녀올 것을 약속했다.
정일훈은 '너 없인 안 된다'를 개사해 "은광 없이 안 된다"를 부르기도 했다. 멤버들과 팬들의 뜨거운 응원과 함성에 서은광은 "내가 이 은혜 다 갚는다"고 90도로 인사하며 "마음 같아선 밤새 노래하고 내일 오프닝까지 이어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니엘은 "은광이 형이 군에 가는게 슬프지 않다. 돌아올 거니까. 슬프게 보내면 은광형도 슬프니까"라며 "건강하게 몸짱되어서 만나자. 은광형이 운동 열심히 한다고 했다"고 했다.
서은광과 1990년 동갑내기 이민혁도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나에게도 마지막 콘서트가 될 수 있다. 나한테도 애틋하고 뜻깊은 콘서트다. 은광이랑도 많이 이야기를 했다. 대한민국 건장한 남성이라 (군대에) 가는건 당연한 일이다. 순서대로 다 가게 되겠지만 그 시간들까지 항상 곁에 있어줄 멜로디 때문에 앞으로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 디너쇼 하기로 하지 않았나. 멜로디를 위해 오래 오래 노래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래 노래하겠다는 비투비 멤버들의 다짐은 이날 세트리스트에서도 묻어났다. 2012년 데뷔 무대를 고스란히 재현하며 7년 성장을 돌아봤다. 그 시절 아름다운 기억을 팬들과 함께 꺼낸 멤버들은 앞으로의 비투비 타임도 기대했다.
임현식 "몇 번이나 (눈물을) 참았다. 여러분들 덕분에 감동받아 행복했다. 이틀이나 남았으니까 더 열심히 있는 힘 다해서 하겠다. 멜로디 사랑한다"며 첫 공연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창섭은 "첫날 공연 막을 내리는데 너무 아쉽다. 뮤지컬 할 때 불렀던 노래 '영원'이 갑자기 생각난다. 우리 함께 영원하길"이라며 '영원' 한 소절을 불렀다. 정일훈은 "평일 늦은시간임에도 자리 채워주셔서 감사하다. 지난 7년간 여러분들 덕에 좋은 기운 받아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씩씩하게 헤쳐나가겠다. 앞으로 공연 놀고 울고 다 해보자"고 외쳤다.
육성재는 "울지 않겠다. 나도 군에 갈거다. 씩씩하게 다녀오면 되는 거고,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는 것 아니겠나. 우리 7명 7년 함께 했고 그 시간들 속에 멜로디가 있었다. 우리 다시 한자리에 모일 때 여러분들 이 자리에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 7명 뭉치겠다고 약속드릴테니 여러분들도 약속해달라. 이건 부탁 아니라 강요다"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막내의 당찬 소감에 울컥한 서은광은 "울지 않겠다. 다들 내가 울길 바라느냐. 굳게 마음 먹고 왔다"고 다시 마음을 잡았다. "아직 첫날인데 남은 콘서트가 우울할 수 있다. 내가 우는 게 궁금하다면 영상으로 찍어보겠다"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그러면서 "너무 감사드리고 행복했다. 사는게 행복하고 감사드림의 연속이다. 많은 분들이 군대간다고 연락주시고 관계자 스태프 분들 연락와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구나 싶었다. 받은 사랑 음악으로 보답해드리겠다. 여러분들 비투비 곁에 있으면 힘 드리겠다"고 자신했다.
또 자신의 군입대는 비투비의 변신의 계기가 된다며 "한편으로는 입대가 기대된다. 나 없을 때 비투비 음악색깔 궁금하다.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어떨지, 기대해달라"고 비투비의 또 다른 성장을 예고했다. 육성재는 "돌림판으로 리더를 다시 정하기로 하지 않았느냐"면서 비투비만의 유쾌함으로 팬들과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