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아시안게임 출격 전 마지막 경기인 16일 잠실 두산전에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득점 2도루로 활약했다. 1회 첫 타석부터 중전 안타를 때려낸 뒤 2루 도루를 훔쳤고, 3회에도 다시 선두 타자로 나섰다가 좌중간 안타로 1루를 밟은 뒤 1사 후 다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첫 번째 출루는 득점이 불발됐지만, 두 번째는 값진 팀의 첫 득점으로 이어졌다. 18일 국가대표팀 첫 소집을 앞두고 공수주에서 완벽한 워밍업을 끝냈다.
이정후는 잃어버릴 뻔했던 기회를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낚아챈 '영웅'이다. 지난 5월 발표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서 아쉽게 제외됐고, 이후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하기도 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가라앉거나 위축되는 대신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했다.
결국 좋은 성과가 따라왔다. 7월 19일 복귀 후 타율 0.419로 날아오른 데 이어, 8월에는 타율 0.532로 고공비행을 했다. 결국 부상자가 생긴 아시안게임 엔트리 한 자리에 극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양의지(두산) 김현수(LG) 같은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리그 타격 1위로 올라섰다. 그야말로 '이정후 전성시대'가 열렸다.
아시안게임 전까지 예정됐던 모든 경기는 끝났다. 국가대표 소집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 뛴 이정후는 이제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활약하게 된다. 아버지인 이종범 국가대표 코치와 함께 국위선양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소속팀 넥센은 거침없이 질주하던 11연승 행진을 끝내자마자 휴식기에 돌입하게 됐다. 지난 11경기의 환희를 잊고 새로 출발할 수 있는 기회다. 넥센은 아시안게임에서 한 뼘 더 성장해 돌아올 이정후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