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잘 먹지 않는다며 5세 여아의 볼을 꼬집고 등을 때린 어린이집 보육 교사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등으로 피해자에게 총 900만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19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세종특별자치시법원 소액 1단독 재판부는 아동학대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보육교사 A씨에 대해 피해 아동 B양과 부모에게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손해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
세종시 소재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하던 A씨는 2016년 8월쯤 당시 5세이던 B양의 머리채를 잡아 자신의 옆에 앉힌 뒤 볼을 꼬집고, 등을 때리는 등 원생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지난 5월 항소심에서 A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B양 폭행 이유에 대해 "식사습관을 키우는 등의 훈육을 위해 어느 정도 물리력 행사는 필요하다"며 "B양은 등원 초기부터 언어나 행동발달이 늦었고, 물리력 행사의 정도도 미약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B양의 부모는 재판에서 인정된 폭행 사실 외에도 A씨가 지속해서 학대 행위를 해왔고, 그 결과 B양은 해당 어린이집을 떠난 뒤에도 심리불안과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특히 B양이 등에 무언가 닿기만 해도 놀라고, 현재 다니는 유치원 교사들에게도 경계심을 보이는 등 불안 증세를 보인다고 B양 부모는 주장했다.
법원은 B양의 심리치료 전문기관 상담결과와 동료 교사의 진술을 받아들여 A씨의 폭행 등으로 B양 가족이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고 심리치료비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등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B양 가족의 손해배상 청구를 도운 법률구조공단 측은 "믿고 의지해야 할 어린이집 교사가 정상적인 훈육의 범위를 넘어 자신과 친구들을 폭행하고 언성을 높이는 것을 보고 아이들은 공포와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피해 가족에게 법률적으로나마 작은 도움이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