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첫선'을 보인 특별한 팀들이 있다. 바로 조정 단일팀과 사격 혼성팀이다.
구기 종목 외 처음으로 단일팀을 선보이는 조정 그리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사격연맹(ISSF)의 방침에 따라 혼성 종목이 신설된 사격이다.
전날 개회식에서 공동 입장으로 주목받은 남북은 이번 대회에서 여자 농구와 카누, 조정에서 단일팀을 구성했다. 여자 농구는 조별리그 일정 때문에 먼저 선보였지만, 조정에선 남자 무타포어대표팀이 남북 단일팀 첫 주자로 나섰다. 남자 무타포어대표팀은 같은 날 인도네시아 팔렘방의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대회 조정 남자 무타포어 예선 1조 경기에서 2000m 구간을 7분12초74로 통과했다. 1위는 인도네시아(6분49초25) 2위와 3위는 각각 우즈베키스탄(6분59초34)과 홍콩(7분10초11)이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인도네시아가 결선에 진출했고 우즈베키스탄과 홍콩, 남북 단일팀은 오는 21일 열리는 패자부활전에 나서 다시 한 번 경기를 치른다.
조정은 한국의 전략적 메달 종목은 아니다. 지금까지 아시안게임에서 나온 금메달 100개 가운데 83개를 휩쓴 중국의 압도적 우세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경기서도 1위로 들어온 인도네시아에 비하면 23초49나 차이가 났다. 2조 성적과 합쳐도 7개 나라 가운데 6위. 박태현(25) 김수민(24·이상 해양경찰청)과 북측 윤철진(25) 김철진(26) 등 네 명으로 구성된 남북 단일팀은 초반 1000m 구간까지 홍콩을 제치고 3위를 달렸으나 1500m 구간에서 역전을 허용하며 조 최하위로 밀렸다.
그러나 남북 단일팀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질주했다. 경기 이후 박태현은 "짧은 기간 동안 호흡을 맞춘 것에 비해 예상보다 잘됐다. 연습 기록에 비해 오늘 잘 나온 성적"이라며 "(북측 선수들과) 계속 탈수록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패자전에서 열심히 해서 반드시 메달을 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정에서 한국은 남자 무타포어 외에도 에이트, 여자 경량급 더블스컬 등 3개 종목에서 북한과 단일팀을 구성해 경기를 치른다.
사격에선 혼성 종목이 신설돼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IOC와 ISSF는 지난해 7월 혼성 종목을 늘린다는 명분으로 세부 종목 조정을 시행하면서 50m 권총 등 남자 종목 3개를 올림픽에서 제외했다. 이 방침에 따라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해당 경기는 열리지 않는다. 대신 10m 공기소총·공기권총 등에서 혼성 종목 경기가 열린다. 이날 열린 10m 공기소총 혼성 결승에 나선 김현준(26·무궁화체육단)과 정은혜(29·미추홀구청)는 4위에 올랐다. 김현준-정은혜는 같은 장소에서 열린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경기 결선에서 389.4점을 쏴 대만(494.1점) 중국(492.5점) 인도(429.9점)에 이어 4위로 경기를 마쳤다. 오전 열린 예선에서 836.7점을 기록, 22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하며 기분 좋게 결선에 오른 김현준-정은혜는 첫 10발까지 선두를 지켰으나 이후 10발에서 대만에 선두를 내줬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선두 경쟁을 펼치던 김현준-정은혜는 4차 사격에서 몽골에 이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