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효준(왼쪽부터) 권광민, 배지환의 모습. IS포토, 연합뉴스 2010년을 기점으로 미국에 진출하는 유망주 수가 확 줄었다. KBO 발표에 따르면 2009년 한 해에만 역대 최다인 무려 고교 유망주 8명이 태평양을 건넜다. 그러나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1명에 불과했다. 희박한 성공 확률과 낮은 계약금 등이 발목을 잡았다. '무리한 선택을 할 필요가 없다'는 기조가 강했다. 이런 상황에서 결단을 내린 선수도 있었다. 바로 박효준(이하 출신교 야탑고) 권광민(장충고) 배지환(경북고)이 그 주인공들이다. 아메리칸드림을 목표로 도전을 시작한 세 선수의 현재 마이너리그 성적은 어떨까.
2014년 7월 뉴욕 양키스와 116만 달러(13억200만원)에 계약한 박효준은 올 시즌 상위 싱글 A에서 뛰고 있다. 루키→싱글 A→상위 싱글 A를 차례로 밟았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59(313타수 81안타) 6홈런 32타점. 출루율(0.387)과 장타율(0.351)을 합한 OPS는 0.739다. 볼넷(62개)과 삼진(67개)의 비율이 거의 1 대 1이다. 수비는 2루수와 유격수를 번갈아 가면서 맡고 있다. 현 소속팀에는 디에고 카스티요, 브랜던 와그너 등 포지션 경쟁자가 꽤 많지만, 입지를 넓히고 있다. 상위 싱글 A를 처음 경험한 지난해(타율 0.213)보다 일취월장한 모습이다.
권광민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발전 속도가 더디다. 2015년 8월 시카고 컵스가 무려 계약금 120만 달러(13억4000만원)를 투자했지만,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이 0.201에 불과하다. 지난해와 올 시즌 하위 싱글 A를 경험했다. 그러나 타율이 0.200다. 올해 루키리그 타율은 0.207로 좋지 않다. 탄탄한 신체 조건(188cm·95kg)을 자랑하지만 통산 마이너리그 장타율(0.264)이 3할을 넘지 않는다. 반등하지 못한다면 같은 금액을 받고 2010년 컵스와 계약한 김진영(현 한화)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김진영은 2013년 컵스에서 방출됐고,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배지환은 이제 출발선에 섰다. 애틀랜타와 한 계약이 파기되는 진통 끝에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배지환은 현재 루키리그에서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3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0 12타점을 기록했다. 유격수 출전 비율이 높은 상황. 문제는 수비다. 고교 시절 정상급 유격수 유망주로 손꼽혔지만 마이너리그에선 쉽지 않았다. 239이닝에서 실책 13개를 범해 수비율이 0.876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