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수요일 심야 예능은 MBC '라디오스타'와 JTBC '한끼줍쇼'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커다란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22일부터 금요일에서 매주 수요일로 방송 시간대를 옮긴다. 방송인 유재석의 첫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이날 편성됐다. 터줏대감과 도전자의 대결.
'라디오스타'는 MC들의 독한 입담으로 게스트와 관계없이 항상 평균 이상의 재미를 선사하는 토크쇼다. 하지만 독설을 담당하던 김구라의 입담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다. 선한 연예인의 표본 차태현이 합류하며 '라디오스타'만의 색깔이 옅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렇다 보니 게스트의 화제성과 활약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 수요일 심야를 꽉 잡고 있던 '라디오스타'였지만 예전만 못한 재미는 빈틈을 노리던 경쟁자들에게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골목식당'은 방송 다음 날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점령하는 화제의 프로그램이다. 백종원은 자신의 경영 노하우를 골목 상권 살리기를 위해 아낌없이 방출하고 있다. 솔루션을 받을 자격 없는 수준 미달의 참가자들과 이들을 향한 백종원의 따끔한 일침이 '골목식당'의 원동력이다. '욕하면서도 보는' 중독성이 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아직 베일을 벗지 않았지만 방송가와 대중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유재석과 조세호가 길거리에서 시민을 만나 퀴즈를 내고, 모두 맞힌 시민에게 바로 상금을 인출해준다. MBC '무한도전' 종영 후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를 통해 변화를 꾀해온 유재석이 색다른 포맷으로 수요일 심야 공략에 나선다. 유재석이라는 거물 MC의 존재감과 부푼 기대가 제작진에게 '부담감'이라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동 시간대 방송될 네 프로그램 모두 개성이 강하다. 그렇기에 독주 체제보다는 파이를 나눠 갖는 양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새 판을 짠 수요일 심야 예능 전쟁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