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롯데리아 현실에선 내리막길

양상추 대신 우엉조림을 넣은 '우엉버거', 묵직한 호주 청정우 패티를 넣은 '랏츠버거', 불고기 패티와 새우 패티가 나란히 들어간 '불새버거', 닭강정을 넣은 '강정버거'도 같은 수순을 밟았다.
 

적자 전환에 점포 수도 줄어… "마케팅 방향 점검할 때"

물론 롯데리아의 이색 메뉴가 모두 '신기루'처럼 사라진 것은 아니다. 1992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불고기버거'와 고급 식자재인 한우를 사용한 '한우버거'는 지금도 장수하고 있다. 몇 년 전 모차렐라 치즈를 패티로 넣은 '모짜렐라 인더버거'가 출시되자 각 매장에 치즈를 길게 늘어뜨리는 고객이 즐비했다. 롯데리아의 과감한 신메뉴 개발은 국내 패스트 업계에서 눈에 띄는 행보로 칭찬할 점이다. 

문제는 이 같은 노력에도 롯데리아의 실적은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매출 907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2억원이었지만 영업외손익 부분에서 적자 411억원을 내서 순손실이 312억원이었다. 점포 수는 지난 7월 말까지 1338개가 운영되면서 2017년 1350개보다 줄었다.

롯데리아를 '캐시카우'로 삼아 온 롯데GRS도 함께 휘청이고 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지난해 전년 대비 약 3% 줄어든 매출 1조89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7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롯데GRS 매출의 5할은 롯데리아에서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리아가 혁신적 메뉴를 출시할 때마다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화제가 되고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이를 이익으로 연결하는 데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긴 세월 같은 패턴을 반복한 점을 고려할 때 마케팅 면에서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국내 식음료 업계의 트렌드가 패션 업계 못지않게 빠르다 보니 이에 대처하기 위해 메뉴를 출시할 때 처음부터 시전 제품으로 한정된 숫자만 선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정 메뉴가 너무 많을 경우도 이를 유지하는 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마니아층이 형성됐지만 아쉽게도 메뉴를 길게 이어 가지 못하는 이유"라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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