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램방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가장 믿는 구석은 막강한 타선이다.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야구대표팀은 마운드보다 타선이 강하다. 국제 대회서 한 경험만 봐도 그렇다. 대표팀 투수 중에 국제 대회 경험이 가장 많은 선수는 '에이스' 양현종(KIA)이다. 총 3개 대회 5경기, 14이닝을 소화했다. 반면 야수 중에는 국제 대회서 10경기 이상 출장한 선수가 김현수(38경기·LG) 손아섭(17경기·롯데) 박병호(13경기·넥센) 양의지(10경기·두산) 등 4명이다. 또한 KBO 리그는 몇 년째 타고투저 양상으로 국내 투수보다 타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
대표팀 투수코치를 오랫동안 역임하다가 지휘봉을 잡은 '국보급 투수' 출신인 선동열 감독은 "예전에는 5~6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발투수들이 적잖았다. 하지만 최근 대표팀은 확실한 선발 카드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반면 타선은 '쉬어 갈 타자가 없다'는 자체 평가가 나돌 만큼 탄탄하다. 선 감독은 "오히려 7~9번 타순이 상대에게 더 어려울 수 있다. 하위타선이 더 잘 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주전의 윤곽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 김현수-박병호-김재환(두산)이 중심타선을 형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상대팀과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타순이 바뀌겠지만 이정후(넥센) 손아섭(롯데) 양의지(두산) 황재균(kt) 김하성(넥센) 박민우(NC) 등이 주전군으로 분류된다. 모두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다.
선 감독은 "(양의지가) 수비 부담이 큰 포수를 맡는 만큼 부담감을 덜어 주고 컨디션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하위타순에 배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규 시즌 타율 0.366-20홈런-66타점을 기록한 양의지의 하위타순 배치를 구상할 만큼 타선의 힘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대표팀의 마지막 훈련이 진행된 지난 22일 잠실구장에서 최충연(삼성)과 임찬규(LG)가 타자들을 타석에 세워 두고 실전처럼 공을 던지는 라이브피칭을 실시했다.
주전 후보군을 상대로 공을 던진 최충연과 임찬규는 혀를 내둘렀다. 최충연은 "산을 하나 넘었는데 또 다른 산이 뒤에 있더라. 타선의 존재감이 정말 크다. 우주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 이런 타순으로 구성된 팀이 있으면 피하고 싶을 정도다. 위압감이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임찬규 역시 "단 1명도 쉬어 갈 만한 타자가 없더라. KBO 리그에서 상대한다면 큰일 난다"고 말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5 프리미어 12 대회에 나선 황재균(kt)은 "대표팀에 잘 치고, 힘 있는 타자들이 정말 많다. 내가 8~9번 타순에 들어갈 것 같다"고 예상했다. 황재균은 정규 시즌 타율 0.288에 19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국제 대회서 타율 0.390를 기록하고 있는 주장 김현수는 "우리 대표팀의 타선은 항상 강했다"고 웃으며 "항상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