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7가지의 색깔로 솔로 무대를 선사했다. 보컬, 랩, 퍼포먼스까지 한층 업그레이드된 솔로 역량으로 잠실 주경기장을 채웠다.
방탄소년단(RM,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2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서울 공연 마지막 날 무대에 올랐다. 데뷔 6년차에 처음 주경기장에 입성한 방탄소년단은 총 9만명 팬들과 마주했다.
공연에 앞서 진은 관전포인트로 "무대를 아미(팬클럽) 로고로 형상화했다. 신곡 무대로 처음으로 공개한다. 각자 솔로 무대도 열심히 준비했으니 기대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아이돌'로 공연을 시작해 '아임파인' 등 신곡 수록곡을 최초로 선보였다. 특히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전반에 걸쳐 담긴 멤버들의 솔로 무대도 공개됐다.
먼저 제이홉이 퓨처 하우스 장르의 '트리비아 기: 저스트 댄스'로 솔로 랩 퍼포먼스를 꾸몄다. "방탄소년단이 특별한 솔로 활동이 없다보니까 앨범에 들어가는 개인곡에 대해 욕심이 많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성숙해지고 욕심이 생기고 성장하는 것 같다"면서 "퍼포먼스 멤버라서 또 퍼포먼스 위주로 보여드리면 식상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엔 랩 부분에 비중을 뒀다. 라이브에 대해 비중을 두고 내 장점인 춤을 임팩트 있게 추면 좋겠다고 무대 구상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영상으로 공개했던 정국의 '러브 유어셀프 기-원더' 테마송 '유포리아'도 베일을 벗었다. 퓨처 베이스 기반의 팝 EDM으로 사랑에 빠지기 직전의 감정을 담아낸 노래다. 정국은 "밝은 분위기의 솔로곡을 하고 싶었다. 전작 솔로곡인 '비긴'은 짠하고 마음아픈 15세 소년 감정이었다. 이번엔 청량하고 밝고 깨끗한 느낌을 하고 싶었다. 이번 앨범에 1번 트랙이기 때문에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한 번에 귀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녹음 수정을 많이 했다. 녹음을 완성해야 할 시점까지 계속 수정했지만 지금도 살짝 아쉽다. 그래도 80%는 만족한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부드러운 멜로디와 달리 격한 안무 퍼포먼스를 더했는데 정국은 "홉이 형, 지민 형과 같은 퍼포먼스 멤버라서 퍼포먼스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처음엔 이것보다 더 격한 안무였는데 노래에 집중하고 싶어서 조금 덜어냈다. 그래도 힘든 건 똑같다"고 웃었다.
지민도 감성적인 멜로디와 반전을 이루는 강렬한 퍼포먼스로 '세렌디피티'를 소화했다. "이전보다 좋은 곡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한다. 더 성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내 생각이 들어간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며 "이렇게 까지 힘든 춤일 줄은 몰랐지만 생각한 것 만큼 예쁜 춤이 나왔다. 무대 하면서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RM은 댄서와의 퍼포먼스나 특별한 무대장치 없이 혼자 무대에 섰다. RM은 "내 무대가 가장 저예산이다. 댄서 형들도 없다. 래퍼들이 페스티벌을 할 때 다같이 따라부르고 손들고 하는 무대를 동경했다"며 아미들의 떼창에 감동했다. 이에 슈가는 "절대 저예산이 아니다. 가장 고예산이다. 우리가 올라온다"고 덧붙였다. RM은 "마지막에 멤버들이 무대에 올라온다. 방탄소년단을 무대 장치로 쓸 수 있어 영광이다"고 인사했다.
래퍼라인 슈가는 '트리비아 전: 시소'로 새로운 매력을 어필했다. 쇼파 위에 누워 등장해 환호를 받았다. 그는 "랩보다 노래가 길다. 식상하지 않아서 좋다. 춤도 추는 등 반전과 재미를 줬다"고 만족해 했다. '시소'는 사랑의 행복과 아픔을 오르락 내리락 반복하는 시소에 비유한 가사를 담고 있다.
마네킨을 이용한 퍼포먼스로 함성을 부른 뷔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사했다. "전 솔로곡 '스티그마'와 비슷하다. 가사는 RM형이 써줬는데 RM형이 이 곡을 다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공을 돌렸다. 무대 위에서 뷔는 특유의 낮은 공기가 섞인 보이스로 러브 유어셀프 전-티어' 인트로인 '싱귤래리티'를 불렀다.
신보 트레일러 삽입곡 '에피파니'를 부른 진도 피아노를 이용해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었다며 "멜로디를 많이 썼다. 녹음 3일 전까지 내가 만든 멜로디로 가기로 했는데 방시혁PD님이 좋은 멜로디를 쓰셔서 바꾸게 됐다. 아쉽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부분을 많이 넣었다"고 설명했다. '에피파니'는 '유포리아' '세렌디피티' '싱귤래리티'로 이어지는 보컬라인의 결이 되는 노래다. 무대에서 진은 고음역대의 노래를 안정감있게 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