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들이 차례로 여름 극장가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 올 여름 빅4로 꼽히던 작품들 중 3편이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거나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고, 흥행을 기대하기 힘들었던 멜로까지 기대 이상의 선전 중이다.
처음은 '신과함께-인과 연(김용화 감독)'이었다. '인랑(김지운 감독)'이 첫 타자로 나서 흥행에 참패한 후 위축된 극장가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순식간에 누적관객수를 쌓아가더니 개봉 14일 만에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지금까지도 장기 흥행을 이어가는 중. 26일까지 1187만 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했다. 이는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 명)을 넘어선 역대 관객 동원 순위 13위의 성적이다.
이어 '공작'의 차례였다. '공작'은 '신과함께-인과 연'에 가려 다소 빛을 못 보는 듯했으나,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이뤄내며 흥행 레이스를 시작했다. 손익분기점은 약 470만 명. 26일까지 466만 명을 동원했고, 빠르면 오늘(27일) 손익분기점 돌파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액션신 하나 없는 스파이 영화로 실험적 작품이라 평가받던 '공작'은 이로써 흥행으로도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빅4 중 가장 적은 제작비를 들이며 약체로 평가받던 '목격자'도 흥행에 성공했다. '목격자' 또한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이뤄냈고, 개봉 열흘 만에 손익분기점 181만 명을 돌파했다. 26일까지 219만 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했다. '공작'에 이은 '목격자'의 흥행까지, '배우 이성민의 재발견'이라는 평도 이어졌다.
여름 대목도 막바지에 이른 시기, '너의 결혼식'이 출격했다. 충무로에서 선호받지 못하는 멜로 장르에, 앞서 언급된 빅4와는 달리 박보영과 김영광 등 젊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 작품이다.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개봉하자마자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첫 주말 3일간 69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았고, 90만 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하며 1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영화의 선전으로 외화들은 상대적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신과함께-인과 연' 전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이 65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것 이외에는 '맘마미아!2'가 195만 명, '메가로돈'이 51만 명 정도의 누적관객수를 쌓았다.
올 여름 극장가는 경쟁보다는 상생했다. 앞서 '목격자'까지 흥행하자 '신과함께'하는 '공작'의 '목격자'라는 문장이 만들어질 정도. 1000만 영화도 만들어졌고, 사이좋게 차례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함께 웃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