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성수로 오는 데는 다 이유가 있죠." 연예 기획사들의 ‘성수행’이 신호탄이었을까. 성수동이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강남과 접근성, 강변북로와 인접, 한강변이라는 희소성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게다가 재개발 호재도 남아 있어, 부동산 가치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16일 찾은 성수동은 지하철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새 건물을 올리는 공사장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성수동 여전히 뜨는 이유?
성수동 한 중개업소를 찾아 “주변에 연예 기획사가 많더라”고 말을 꺼냈다. D중개업소 관계자는 “(성수역) 대로변에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나 이번에는 성내동에 JYP까지, 대형 기획사들이 뚝섬과 성수 인근으로 모였다”며 “이 동네(성수동)로 오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했다.
가장 큰 이유는 강남에 비해 저렴한 임대료에, 동호대교·성수대교 등과 인접해 강남과 접근성이 높으며 강변북로에 진입하는 것도 쉬워 방송사가 모인 상암까지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위치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연예 기획사들도 다 향후 부동산 가치를 보고 옮기지 않았겠나”고 말했다. 즉 성수동이 개발돼 가로수길 같은 ‘핫 플레이스’로 부상하면, 추후 사옥이 재산으로서 가치가 오를 것을 기대한다는 의미다.
이어 그는 “회사들이 이 부근에 몰리면서 확실히 젊은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서울 부동산 중 안 오른 곳이 어디 있겠냐만, 이곳은 워낙 낡은 공장들이 많았고 거주하는 연령층이 높은 곳이었어서 상대적으로 이 일대가 더 살아난 것처럼 보인다”고도 했다.
실제로 평일 낮 시간 성수동에선 젊은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일본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고, 큐브 신사옥 앞에서 사진을 찍는 팬들도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성수동은 걸그룹 걸스데이와 배우 지현우, 홍수아 등이 소속된 드림티엔터테인먼트를 주축으로 걸그룹 EXID 소속사 바나나컬쳐, 배우 고은아 등이 소속된 지호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굴지의 연예 기획사들이 모이며 옛 ‘K팝 로드’로 불리던 청담동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후 큐브가 성수역 인근 건물에 자리를 잡으며, 성수동 일대는 연예 기획사들 사이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주목받게 됐다.
현재 네이버 지도를 기준으로 ‘성수동 연예 기획사’를 입력하면, 크고 작은 연예 기획사 246곳이 검색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성수동 같은 개발 지역 대부분은 강남과 인접한 인프라를 공유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성수는 압구정 로데오부터 신사동 가로수길이라던지 청담동 등 이전 트렌드를 주름잡던 부촌 근처에 위치해 있기도 하고 한강변이라는 점이 희소성으로 부각된다”고 말했다.
‘기업하기 좋은 곳’ 성수… 부동산 기대감도↑
현재 성수역 주변은 서울시의 지원으로 지식산업센터로 재탄생하고 있다.
성동구는 지식산업센터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용적률 완화, 취득세 50%, 재산세 37.5% 감면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며 기업들 모시기에 나서며 유입이 활발하다. 이 때문에 이미 성수동 45여 개 지식산업센터 내에 3000여 개의 기업이 입주했고, 여기에다 16개 센터가 추가로 지어지면 기업 수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약 680여 명이 종사하는 BMW가 이전을 마쳤으며 올해 2월 트러스톤에셋이 이전을 완료했다. 2019년까지 전자반도체 제조 기업인 페코텍 등 6개 기업도 성수동에 새로운 둥지를 틀 계획이다.
P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업이 들어오면 사람이 늘고, 자연스럽게 살 곳이 필요하니 근방 부동산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아직 개발 호재도 남아 있어, 부동산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성수역 주변 지식산업센터 개발 외에도 현재 2022년까지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을 철거하고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이 있다.
함 랩장은 이에 “지식산업센터가 업무용 오피스 형태로 들어가면서 부동산 상승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아직 직접적인 현상이 나타나기엔 이르다”면서도 “서울시의 레미콘 공장 철거와 공원 조성 발표로 이미 집값에 많이 반영됐고, 재개발이 이제 시작되는 압구정에 비등하게 성수 지역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숲 같은 공원에, 초고층 주상 복합 부촌 개발도 있고 그 많던 구두 공장이 인더스트리얼과 문화가 공존하는 카페라던지 전시 시설 등으로 조성되면서 창업자 외 예술가들에게 각광받으며 그 가치가 일정 부분 (부동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성수동 집값의 오름세는 지난 2015년 이후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온나라부동산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1994년 지어진 H아파트는 2015년 6월 전용면적 81.48㎡ 매물이 4억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6월 8억원에 거래되며 거래가가 2배 뛰었다. 또 부동산114 실거래가 정보에서는 지난해 7월 37평형 매물이 15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5월 비슷한 평수의 38평형 매물이 21억5000만원에 거래돼 1년 새 6억원이 오른 곳도 있었다.
실제로 성수동 집값의 오름세는 지난 2015년 이후 나타나는 중이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온나라 부동산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신·구 아파트 할 것 없이 집값이 오르는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실제로 1994년 지어진 H아파트는 2015년 6월 전용면적 81.48㎡의 매무리 4억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6월에는 8억원에 거래되며 거래가가 2배 뛰었다. 또 부동산114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7평형 매물이 15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5월 비슷한 평수의 38평형 매물이 21억5000만원에 거래돼 1년새 6억원이 오른 곳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