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선수등록 159명 중 여자선수는 23명으로 전체의 14%다. 박정아(3기·A1)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이주영(3기·A1) 손지영(6기·A1) 안지민(6기·A1) 등은 남자선수와 거친 몸싸움에서 뒤지지 않는 경주운영으로 꾸준히 상위권을 기록하며 여자선수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최근 핫한 경주운영으로 '차세대 여왕'을 꿈꾸는 선수가 있다. 바로 김인혜(12기·A2)다.
그는 2013년 12기로 경정에 첫 발을 디뎠다. 12기를 대표하는 선수를 꼽는다면 단연 유석현(A1)이다. 하지만 동기생 중 유일한 홍일점인 김인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신인 첫 해인 2013년은 평균 스타트 0.26, 3착 2회의 초라한 성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꾸준한 스타트 향상으로 2014년에는 평균 스타트 0.25·1착 4회·2착 9회·3착 9회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경정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축구선수 출신답게 빠른 적응력과 운동신경으로 2015년 1착 6회·2016년 1착 13회·2017년 1착 15회로 매년 개인 다승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16년에는 안정적인 경주운영을 펼치는 선수에게 주어지는 페어플레이어상까지 수상했다. 2018시즌 현재 34회 차를 지난 시점에서 16승을 기록하며 여자 선수 중 유일하게 다승 10위에 랭크돼 있다.
김인혜의 장점이라면 평균 스타트감, 안정적인 피트력 그리고 1턴 전개력을 꼽을 수 있다. 지난 34회 2일차 13경주에서 그의 장점을 정확히 볼 수 있었다. 6코스에 출전해 0.16초 스타트 집중력 속에 차분한 찌르기 전개로 당당히 선배 기수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착하며 쌍승식 31.9배를 선사했다.
단점도 있다. 다른 코스에 비해 1코스(0.28) 스타트감이 전체 평균 스타트(0.24)보다 못해 평범한 모터거나 엇비슷한 전력 편성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턴에서의 치열한 몸싸움을 피하는 것 또한 보완할 점이다.
올 시즌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21회 1일차 15경주 올해 최고의 여왕을 가리는 여왕전 출전기회를 얻었다. 선배들의 기세와 노련미에 밀려 5위에 그쳤다. 하지만 큰 경주 경험을 토대로 다시 한 번 기회가 온다면 충분히 자기 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많은 경정 전문가들은 "기존 여자선수를 대표하는 선배들이 출산과 육아교육으로 인한 공백기를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실정에서 김인혜가 최근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충분히 차세대 여자선수를 이끌어 갈 재목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