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지명으로 2016년 삼성에 입단한 최충연의 지난 2년은 기대 이하였다. 특히 지난 시즌엔 선발과 불펜에서 다양한 기회를 잡았지만 평균자책점이 7.61로 낙제에 가까웠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컨트롤(9이닝당 볼넷 5.14개)이 흔들렸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공을 던지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18시즌엔 다르다. 정상급 불펜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성적이 말해 준다. 지난 11일까지 6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했다. 홀드(16개)와 세이브(5개) 모두 일찌감치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9이닝당 볼넷은 2.78개. 구종은 단순하다. 직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 레퍼토리지만 알고도 당할 정도로 절정의 구위를 자랑한다. 그 덕분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야구대표팀에 승선해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특히 AG 휴식기가 끝난 지난주 3경기에 등판해 1홀드 2세이브를 기록했다. 4이닝 퍼펙트.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최충연을 9월 첫째 주 MVP로 선정했다. 그는 "AG 이후 자신감이 생겼다"며 "홀드왕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 수상 소감은. "팀에서 준비를 잘해 주면서 기회를 주고 있다. 몸 상태를 잘 체크해 마운드에 올라가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고, MVP를 받게 된 것 같다. 감사하다."
- 아시안게임 이후 성적이 완벽하다. "좋은 경험을 쌓았다. 선배들이 해 주는 이야기나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들었을 때 오버 피칭하지 않아도 좋은 결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후 완급 조절을 하게 됐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겼다."
- 전체적인 시즌 성적이 안정적인데. "시즌 전에 아프지 말고 풀타임 준비해서 잘 뛰자는 목표를 잡았다. 예상보다 결과가 좋았고, 아시안게임도 다녀왔다. 결국 몸을 건강하게 잘 관리하니까 부수적인 것도 따라오는 것 같다." -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도 나지 않나. "맞다. 후반기에 접어들고 홀드가 많아졌다. 개인적으로 홀드왕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목표를 계속 바꿔 가면서 잡아 가고 있다."
- 선발 보직에 대한 미련도 있지 않나. "주변에서 선발로 가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내 몸 상태나 피칭 스타일을 봐도 (최종적으로) 선발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니까 여러 가지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시도는 계속해 볼 생각이다."
- 선발투수의 매력은. "게임을 만들어 가는 거다. 그 속에서 선발투수의 결과에 따라 경기가 좌우되지 않나. 보직에 따라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데, 선발은 그게 특히 강하다."
- 적지 않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데. "체력에 큰 문제는 없다.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는 정도다. 관리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매일 체크를 잘해 주면서 치료도 받는다. 그래서 지치는 게 덜하다."
- 이닝 증가에 대한 부담은 없나. "없다면 거짓말이다. 부담이 있을 때 코칭스태프에 말하면 조절을 잘해 주신다. 코치님도 이 부분을 항상 물어봐 주신다. 약간 좋지 않으면 3일 내리 쉰다."
- 현재 느끼는 보완점이 있나. "멀티 이닝 능력이다.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한다. 변화구도 불펜이 있으면 직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로 타자를 상대한다. 선발을 맡으려면 좀 더 다양하게 써야 한다. 질 좋은 변화구를 던지기 위해 연습을 많이 할 생각이다."
- 개인 성적도 안정적이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군 면제도 됐다. 의미가 작지 않은 시즌인데. "너무 일이 잘 풀려서 좋은데, 한편으로는 독이 될까 봐 조심한다. 잘못하다가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운동장에서 너무 표출하지 않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