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이라면 이변이다. 개봉 첫주 1위를 잡고 흥행 레이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였던 '물괴'가 '서치'에 제대로 발목 잡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주말이었던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박스오피스 1위는 신작 '물괴(허종호 감도)'가 아닌 '서치'가 차지했다.
'서치'는 50만4916명을 끌어모아 누적관객수 251만7012명을 기록했고, '물괴'는 42만1158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61만2809명을 나타냈다. 호평 입소문과 혹평 입소문이 두 영화의 운명을 갈랐다.
'서치'는 부재중 전화 3통만을 남기고 사라진 딸, 그의 SNS에 남겨진 흔적을 통해 행방을 찾기 시작한 아빠가 발견한 뜻밖의 진실을 그린 추적 스릴러다. 제34회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수상작으로,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존조가 출연해 관심 받았다.
'서치'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 활용 스릴러로 관객들의 환심을 사는데 성공했다. SNS를 통해 딸의 흔적을 찾아 나가는 만큼 개봉 초반 스크린 가득 존 조의 얼굴이 비추는 것에 낯설어 하는 관객들도 있었지만 이는 신선한 도전으로 각인됐다. 무엇보다 촘촘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연기력이 영화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 올렸다.
'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를 그린다. 사극불패 김명민과 혜리, 김인권, 최우식이 의기투합 했다.
비주얼은 '괴물(봉준호 감독)', 스토리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석훈 감독)'을 따라 크게 흥행할 것처럼 보였지만 '물괴'는 그냥 '물괴'였다. 단 이틀만에 관객 손에서 아웃됐고, 2위 추락 후 1위 재탈환에 거듭 실패하고 있다. 물괴는 귀엽지만 허술한 스토리와 일부 배우들의 발연기 향연이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결국 기승전 '영화의 힘'이다. '서치'와 '물괴'의 성적은 오로지 영화의 힘에서 뻗어나간 관객들의 입소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서치'가 성공한 이유, '물괴'가 무너진 이유는 어쩌면 같다. 두 작품 모두 흥미로운 소재에서 출발했지만 완성도가 달랐다. 좋은 영화를 알아보는 관객들의 눈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