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올림픽이 30주년을 맞았다. 한국은 금메달 12개로 종합 4위의 쾌거를 달성했고, 그 기운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와 2018년 평창올림픽의 성공개최로 이어졌다. 양궁이 금 3개를 따며 새롭게 각광받았고, 유도·레슬링·복싱이 금 2개씩을 따냈다.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탁구도 금 2개를 거뒀다. 유남규와 현정화, 양영자가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여자 핸드볼은 한국 구기 종목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영광의 얼굴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들은 대부분 현장을 떠났지만, 여전히 왕성히 활동 중인 주인공이 있다.
바로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이다. 은퇴 후 줄곧 후배 양성에 집중한 그는 최근 남북 체육 교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 멤버로 참가해 여자 단체전 우승의 쾌거를 달성한 현 감독은 18~20일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3차 남북정상회담 방북 특별수행원(문화예술체육)에 포함됐다. 현 감독은 "내게 주어진 역할이 있다면 잘하고 싶다. 종전에도 남북 탁구 교류 필요성을 많이 주장해왔기 때문에 탁구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반의 남북 교류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3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그해 8월 도쿄 올림픽에서 남북 탁구 단일팀 출전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서울올림픽 남자 유도 65kg급 금메달리스트 이경근 마사회 유도단 감독도 성공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2007년부터 11년째 마사회를 이끌고 있는 그는 최민호(2008 베이징올림픽), 김재범(2012 런던올림픽) 등 한국 유도의 스타를 연달아 길러냈다. 2006년 카타르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0년 광저우 대회, 2014년 인천 대회 등 아시안게임 4회 연속 금메달을 일궜다. 최근 끝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100kg급 이상급 김성민과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경근 감독의 비결은 자신의 올림픽 금메달 노하우를 제자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해왔다. 특히 형님 같은 리더십으로 굵직한 국제 대회에서 다수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 감독은 "유도 종주국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 제작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마지막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