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최근 전세계 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탈리아 영화들을 대거 초청했다.
이탈리아 영화는 근래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며 전세계 영화제들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도 이와 같은 흐름을 반영해 지난 몇 년 동안 다수의 이탈리아 작품들을 소개하고 다재다능한 감독과 배우들을 초청, 국내 관객과의 활발한 교류의 장을 마련해 왔다.
올해 역시 칸영화제와 베니스영화제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주목 받은 총 11편의 이탈리아 영화들과 6명의 게스트를 초청, 부산에서도 그 동안 꾸준히 소개해 왔던 세계가 사랑한 거장의 신작부터 이탈리아 영화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소재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먼저 '부산 클래식' 섹션에서는 네오리얼리즘과 이탈리안 뉴시네마의 대표적 거장 타비아니 형제의 대표작 '파드레 파드로네(Padre Padrone)'가 상영된다. 1977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이탈리아 언어학자 가비노 레다의 삶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문맹 양치기에서 독학을 통해 언어학자가 되어가는 주인공과 그에게 절대 권력으로 군림하는 아버지의 존재를 다뤘다.
부산영화제 관객이라면 익숙한 감독 마르코 벨로키오의 신작 '전쟁의 기억(The Fight)'은 '와이드 앵글' 섹션에 초청되었다. 마르코 벨로키오는 201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거장으로 14분의 단편작인 '전쟁의 기억'은 이탈리아 북부를 흐르는 트레비아 강을 경계로 독일군 순찰대에게 쫓기는 이탈리아 게릴라 대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와이드 앵글' 섹션에는 또 한 명의 반가운 감독인 로베르토 미네르비니의 '화염 속의 세상(What You Gonna Do When the World's on Fire?)'이 상영된다. 로베르토 미네르비니 감독은 2015년 '경계의 저편'으로 부산영화제를 찾아 부산시네필상을 수상했던 감독. 미국을 향한 새로운 시선을 카메라에 담아온 이탈리안 다큐멘터리스트의 새로운 작품 '화염 속의 세상'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경찰의 폭력을 다뤄 또 한번 부산에 큰 반향을 일으킬 예정이다.
다수의 팬을 거느리고 있는 파올로 소렌티노의 화제작 '그때 그들 (Loro)'은 '월드 시네마' 섹션에 초청됐다. 철학적인 스토리와 예술적 미장센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세계를 완성해 온 파올로 소렌티노의 신작 '그때 그들'은 이탈리아 정치사,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총리이자 전 AC 밀란의 구단주였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주변을 냉소 어린 풍자로 담아낸 작품이다. 역시
또 한 편의 '월드 시네마' 섹션 작품 '도그맨(Dogman)'은 '테일 오브 테일즈', '고모라', '리얼리티' 등으로 알려진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감독 마테오 가로네의 작품이다. 이탈리아 소도시를 배경으로 순박한 애견 미용사를 내세워 인간의 복잡한 심리와 그 안의 폭력성을 관찰한다.
'행복한 라짜로(Happy as Lazzaro)' 역시 '월드 시네마' 섹션에 초대됐다. '더 원더스'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여성감독으로 부상한 알리체 로바허 감독의 신작. 악명 높은 후작부인의 담배 농장에서 일하는 순박한 청년 '라짜로'가 도련님 '탕크레디'의 부탁으로 가짜 유괴계획에 동참하며 생기는 일을 유쾌하게 담았다.
'월드 시네마' 섹션작 '카프리 레볼루션(Capri-Revolution)'은 참전을 눈앞에 둔 1914년 이탈리아 카프리 섬의 순박한 양치기 소녀 '루치아'가 자유와 정체성에 눈을 뜨는 과정을 담았다.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 '나폴리 수학자의 죽음' 등 이탈리아의 중견 거장 마리오 마르토네 감독이 아름다운 카프리의 풍광을 배경으로 20세기 초 격동의 이탈리아를 담았다. 주연을 맡은 여배우 마리아나 폰타나가 부산을 찾아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플래시 포워드 경쟁' 섹션에 초청된 '달을 사 버린 남자(The man Who Bought the Moon)'의 파올로 주카 감독 역시 주연 배우 자코포 쿨린과 함께 부산을 찾는다. 평단의 주목을 받은 단편 '레프리'로 동명의 장편을 만들어 호평 받은 파올로 주카의 신작 '달을 사 버린 남자'는 달 소유권을 주장하는 정체 모를 누군가가 사르디니아에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CIA가 그 지역 출신의 요원을 긴급히 투입하면서 벌어지는 독특한 소재의 코미디다.
역시 '플래시 포워드 경쟁'에 초청된 '영원히 젊고 아름다워라(We'll Be Young and Beautiful)'는 90년대 반짝 스타 이사벨라와 그녀의 아들이자 작곡가 겸 기타리스트 브루노의 궁핍하지만 행복한 삶을 다뤘다. 레티치아 라마르티레 감독은 베니스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소개된 '어린 이탈리아 소녀들' 이후 첫 장편인 '영원히 젊고 아름다워라'를 들고 직접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플래시 포워드 비경쟁' 섹션 '기억하니?(Ricordi?)'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만남과 사랑, 이별 그리고 재회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두 사람의 기억과 감정을 영화적으로 탐색하는 작품이다. 베니스영화제 상영작 '텐 윈터스' 이후 두 번째 작품 '기억하니?'를 만든 발레리오 미엘리 감독도 부산 관객들과 직접 만난다.
'플래시 포워드 비경쟁' 섹션 '트윈 플라워(Twin Flower)'의 감독 라우라 루케티 감독 역시 부산을 찾아 16세 가출소녀 안나를 그린 인상적인 작품에 대한 깊은 대화를 관객들과 나눌 예정이다. 장편 데뷔작 '건초열'로 다수의 국제영화제에서 호평 받은 라우라 루케티 감독의 '트윈 플라워'는 2015년 칸영화제 아틀리에와 선댄스 영화제 스크린라이터스 랩에 동시 선정됐던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총 11편의 다양한 장르와 독특한 소재를 이탈리아 특유의 정서로 표현, 전세계 영화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화제작들이 초청됨과 동시에 평단에서 인정받은 작품을 들고 직접 부산을 찾을 6명의 게스트와의 만남이 기대되는 23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탈리안 게스트들은 영화제 기간 동안 관객들과 만나는 GV와 야외 무대 인사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부산을 만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