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올해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하고 정규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1일 현재 팀 내 최다승 팀 아델만의 승수가 8승에 불과하다. 잔여 일정을 고려하면 최대 2경기 선발 등판이 가능해 산술적으로 10승은 가능하다. 그러나 쉽지 않은 목표다. 아델만은 올 시즌 2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둔적이 단 한 번도 없다. 8월 16일 대구 한화전 이후 5경기 연속 무승. 아델만마저 10승 도전에 실패한다면 KT, NC와 함께 10승 투수 없이 시즌을 끝내게 된다.
예상하기 힘든 결과다. 1982년 원년 이후 삼성이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시즌은 1996년이 유일하다. 그해 최재호(9승5패 5세이브)와 박충식(8승2패 12세이브)이 팀 내 최다승 투수였지만 10승에 각가 1승과 2승이 부족했다. 그러나 이듬해 3명의 선수(김상엽·박충식·전병호)가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매해 최소 1명 이상의 10승 투수가 나왔다. 2002년과 2012년, 2013년엔 각각 4명. 특히 2015년엔 선발 5명(피가로·윤성환·차우찬·클로이드·장원삼)이 모두 10승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윤성환이 12승으로 명맥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선발 외국인 투수 아델만과 보니야(7승)가 15승을 합작했다. 이전보다 외인 농사가 나아지긴 했지만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여기에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준 윤성환이 5승에 그치고 있다. 베테랑 장원삼도 잔부상에 시달리며 3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신예 양창섭이 활력소가 됐지만 6승. 기대를 모은 백정현도 7승에 불과하다.
불운한 것도 아니다. 삼성은 5승 이상을 기록 중인 선발 투수 5명 중 평균자책점이 4.50 이하인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가장 안정감을 보인 백정현이 4.67. 윤성환은 6.98로 7점대에 육박한다. 득점 지원이 빈약해 승리를 놓친 것보다 스스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기가 많았다는 의미다.
5강 경쟁에서 동력을 잃고 있는 것도 선발의 역할이 크다. 9월에 소화한 24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거둔 승리가 6승 밖에 없다. 이 기간 선발 평균자책점은 5.63으로 리그 평균인 5.32보다 높다. 김한수 감독은 "10승 투수가 있었으면 5강 위에 있었을 거 같다"고 말했다. 단 한 명의 10승 투수도 없는 삼성의 현실. 힘겨운 5강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