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풀잎들(홍상수 감독)' 무대인사가 진행됐다. 이 영화는 김민희, 정진영, 기주봉, 서영화, 김새벽, 안재홍, 공민정, 안선영, 신석호, 김명수, 이유영 등이 참석하는 작품이지만, 정작 연출자와 주연배우의 모습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김새벽과 신석호, 공민정 세 사람이 홍 감독을 대신해 관객과 소통했다.
그러나 홍상수 감독의 이야기는 빠질 수 없었다. 먼저 공민정은 "'풀잎들'은 괴상한 영화다. 홍상수 감독의 기존 작품들과 다르다. 삶과 죽음에 관해 많은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나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홍상수 감독의 스태프로 오랫동안 일해온 신석호는 이번 영화에서 배우와 스태프를 겸임했다. 배우로 부산국제영화제 무대에 오른 그는 "그동안 관람객으로 찾아왔던 부산국제영화제다. 배우로서 인사 드리게 돼서 큰 영광이다. 엄청난 긴장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이번 촬영 현장은 스태프보다 배우가 더 많았다. 스태프분이 총 5분 정도였다"며 촬영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홍 감독과 함께 작품을 하며 겪은 어려움도 언급됐다. 먼저 김새벽은 "홍상수 감독은 촬영 당일 대본을 준다. 그 대사를 외우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고 말했고, 공민정은 "대사가 많아서 힘들었다. 첫 촬영이었는데 대사를 외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무대인사를 찾은 관객들은 "영화가 흑백으로 만들어진 이유" 등에 관해 질문했지만 정작 답변해줄 연출자가 없었다. 결국 세 배우가 모호한 답을 내린 채 질의응답 시간을 마무리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교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후 국내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해외 영화제에는 참석하지만 국내 영화 일정에는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도 마찬가지. '풀잎들'이 초청돼 여러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등장하지 않았다.
'풀잎들'은 삶과 죽음에 관해 그린 영화. 홍상수 감독의 22번째 작품이자 '오! 수정' '북촌방향' '그 후'에 이은 4번째 흑백영화다. 지난 2월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분에 초청된 바 있다. 오는 25일 정식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