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비틀스의 나라' 영국을 흔들었다. 마돈나·비욘세·폴매카트니 등 최고 인기 가수만이 오를 수 있는 런던 오투아레나 2회 공연을 매진시켰고 최초로 한국어 떼창을 만들어냈다. 영국 오피셜차트와 BBC 등 주요 매체에선 특집 기사를 수록했고 유명 심야 토크쇼인 '그레이엄 노튼쇼'에도 출연한다.
"BTS 인베이전" 북미를 찍고 유럽에 상륙한 방탄소년단은 1964년 미국에서 '브리티시 인베이전'을 이끈 비틀즈의 초창기 인기와 견주고 있다.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아미(팬클럽)들이 전세계 어디에나 존재하고 그들의 음악과 패션 등 모든 것에 열광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익스플레인: 세계를 해설하다'에선 K팝 열풍을 분석한 시리즈를 통해 "방탄소년단이 미국 LA공항에 도착했을 때 마치 비틀스가 미국에 온 것 같았다"고 말한다. 올해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선 호스트 켈리 클락슨이 귀마개를 착용하고 등장해 "벌써부터 함성소리가 엄청나다"며 2년 연속 톱소셜아티스트 부분 수상자 방탄소년단을 소개했다. 지난 9일 열린 아메리칸뮤직어워드에선 불참에도 불구하고 아리아나 그란데·션 멘데스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북미 투어는 전석 매진됐고 한국 가수 최초 스타디움에 입성하며 의미를 더했다. 멤버들은 "아미들이 있기에 지금의 방탄소년단이 있을 수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음악으로 세계정복 글로벌 신드롬은 영어권에서만 가능한 일로 여겨졌는데 방탄소년단은 그 편견을 깼다. 한국어 노래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전세계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빌보드200 1위에 2연속으로 올랐고, 오피셜차트에선 3연속 톱 앨범20에 랭크했으며 싱글차트에서도 '아이돌'로 21위까지 찍었다. 일본 레코드협회는 골드 인증을 부여하며 한국어 앨범이 10만장 이상 팔렸다고 기록했다. 방탄소년단과 '마이크 드롭'을 협업한 DJ스티브 아오키는 "영어만이 글로벌 현상을 일으키는 해답은 아니다"며 음악이 가진 힘을 대변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잡지인 미국 타임은 한국 가수 최초로 방탄소년단을 글로벌판 표지 모델로 내세워 "차세대 리더, 방탄소년단이 세계를 정복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수록했다. "방탄소년단이 있기 전 비틀스나 뉴키즈 온 더 블록이 있었지만 그들과는 또 다른 행보"라며 "듣기 좋은 음악과 멋진 춤을 보여주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멤버 슈가는 "뮤직비디오나 SNS, 가사 등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고 팬 분들은 열심히 번역을 해서 널리 알리고 있다"며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언어의 장벽이 있어도 전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음악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똑같다. 음악이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주고 있다"고 느꼈다.
K팝 전도사 비틀스가 브리티시팝을 대변하듯, 방탄소년단은 K팝의 전도사로 전세계를 돌고 있다. 멤버들은 타임지에서 "K팝 홍보대사 혹은 전도사 역할로 불리는 것은 영광이다"며 "우리 할아버지 전 세대만 하더라도 남북 전쟁을 겪은 힘든 세대다. 그 시기를 거쳐 우리가 지금 한국을 대표하고 있고 많은 한국의 문화들이 세계에 알려지고 있다. 우리 아버지 세대나 할머니·할아버지 세대가 자랑스러워한다. 그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국제적 무대에도 초청받아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달엔 유엔총회 연설에서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로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RM은 "어제의 나도 나고, 오늘의 실수투성이인 나도 나다"는 자존감에 관한 연설을 7분 가량 펼친 후 박수갈채를 받았다. 14일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한국 음악의 울림-한불 우정 콘서트'에 참석해 공연을 펼친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프랑스 주요 인사와 문화예술인 등 200여명과 한류 애호가 100명, 파리 7개 대학 한국학과학생 20여명 등 약 400여명이 참석하는 자리다. 또 정부는 방탄소년단에게 한류 확산 유공으로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RM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방탄소년단의 아이덴티티의 중심이다. 인생에는 많은 어려움들이 있지만 자기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방탄소년단 노래에 담긴 메시지를 강조했다. 지민은 "관객과 우리는 서로 에너지를 주고 받는다"고 팬들에 감사해 했다. 슈가는 "언젠가는 미국 최대의 스포츠쇼인 슈퍼볼 무대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는 새로운 꿈을 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