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꺾은 것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카-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감동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기에 파울루 벤투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을 향한 기대감이 더해져, 한국 축구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벤투호의 모든 경기가 매진을 기록한 것이 이 열기를 증명한다. 벤토호 1기 첫 출항 경기였던 지난 9월 7일 코스타리카(2-0 승)전은 3만6127명의 구름 관중이 운집해 고양종합운동장을 가득 채웠다. 4일 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전(0-0 무)은 4만127명으로 다시 한 번 매진을 기록했다. 벤투호 2기는 더욱 뜨거웠다. 지난 12일 열린 우루과이전(2-1 승)에 무려 6만4170명이 들어찼다. 한국 축구의 성지자 가장 규모가 큰 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만원 관중으로 꽉 채웠다.
여기에 3경기 연속 무승 행진이 열기에 불을 붙였다. 코스타리카에 깔끔하게 승리했고, 남미의 강호 칠레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리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우루과이를 잡았다. 한국 축구 역사상 우루과이전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시선은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지는 파나마전으로 쏠린다. 이 경기 역시 축구팬들이 먼저 응답했다. 천안종합운동장도 매진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벤투호는 또다시 좋은 경기력으로 응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전 3경기와 조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코스타리카전은 벤투호의 데뷔전이었다. 처음으로 손발을 맞췄던 경기다. 신중했고, 제대로 즐길 수 없는 분위기였다. 이어 칠레와 우루과이는 한국보다 수준이 높은 팀이다. 수비에 우선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 전략은 통했다. 칠레와 우루과이를 상대로 강팀에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대승' 축포다. 한국 축구의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꽃을 피울 수 있는 기회다.
파나마는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중미의 다크호스다. 하지만 그 위력이 조금 떨어진 모양새다. 지난 12일 일본과 펼친 평가전에서 0-3으로 참패했다. FIFA 랭킹은 70위로 한국(55위)보다 아래다. 객관적 전력도 한국이 한 수 위로 평가받는다. 한국이 자만하지 않는다면 적극적인 공격으로 많은 골과 대승을 일궈 낼 수 있는 상대다. 골에 목말라 있는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의조(감바 오사카) 석현준(랭스) 황희찬(함부르크) 남태희(알 두하일) 등 득점할 수 있는 자원이 넘친다.
한국이 대승을 거둔 진 오래됐다. 3골 이상 넣은 대승은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본전(4-1 승)이 마지막이다. E-1 챔피언십은 최정예 멤버로 나선 대회가 아니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 소속 리그 선수들이 주를 이뤘다.
유럽파가 합류한 최정예 대표팀이 대승을 일궈 낸 기억은 더욱 오래됐다. 2016년 10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와 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승리하기는 했지만 2골을 실점했다. 가까스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대표팀은 3골을 넣고도 위기에 몰렸다. 모두가 시원함을 느낄 만큼 완벽하게 대승한 마지막 기억은 201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해 11월 라오스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한국은 5-0으로 대승을 완성했다. 기성용(뉴캐슬)이 2골, 손흥민이 2골을 기록했고 석현준이 1골을 신고했다. 대승을 합작한 3명의 선수 모두 지금 벤투호에 속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