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고척돔에서 열린 KIA와 넥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양 팀 사령탑과 선수들의 한목소리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KIA는 올해 가까스로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따냈다. 정규 시즌 143번째 경기였던 지난 12일 롯데전에서 6-4로 승리하고, 5위를 확정했다. 6위 삼성과 승차 없이 승률에서 조금 앞섰다.
시즌 막판 분전하며 체면치레는 했지만 자존심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올해는 기대에 못 미친 게 사실이다. 반성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해 광주 홈에서) 2경기를 더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일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장정석 감독, 박병호·이정후 선수에게 미안하지만 쉽게 지지 않도록 준비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KIA가 넥센에 2경기 모두 승리해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이후 처음 상위 라운드에 진출한다면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하다. 3시즌 연속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김 감독은 "2년 전에 (LG와) 와일드카드에서 좋은 경기(1차전 승리 이후 2차전 패배)를 했다. 그때보다 선수들의 경험이 쌓여 좀 더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고 본다. 자신감도 있다"고 강조했다.
후반기 팀의 4번 타자로 결정적인 기회에서 맹활약한 안치홍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올해 힘들게 가을 야구에 올라오게 됐다"며 "5위로 올라와 힘든 점이 많지만 부담감보다 책임감과 각오를 갖고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7승6패 4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3.70으로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김윤동은 "정규 시즌 때 아쉬움이 많았지만 모두 지났다"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다시 진출한 넥센은 올 시즌 내우외환이 상당했다. 이를 의식한 듯 장 감독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면 (팀에) 많은 일이 있었다. 그때마다 코칭스태프와 베테랑 선수들이 어린 선수 위주로 된 팀을 잘 이끌어 준 덕에 이 자리까지 왔다"며 "어렵게 온 만큼 (조기 탈락으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출사표를 내던졌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복귀 첫 시즌에 가을 야구를 함께하게 된 박병호는 "올 시즌 (팀 안팎으로) 힘든 일이 많았다"고 말문을 연 뒤 "그래도 넥센에 복귀하면서 많이 적응했다. 1차전을 반드시 이겨 (2차전 없이) 다음(준플레이오프)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팀이 어려운 한 시즌을 보낸 만큼 마지막에 좋은 결실을 맺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