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즌 연속 묵은 기록을 깨 버린 신인이 등장했다. 성장세를 증명한 젊은 선수도 많다. 리그 세대교체에 순풍이 분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은퇴한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어우홍·백인천·이광한 등 야구계 원로들은 한목소리로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스타플레이어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내실 강화뿐 아니라 리그의 흥행이 지속되기 위해서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로 봤다.
실제로 올 시즌 KBO 리그는 뒷돈 트레이드, 병역 혜택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지며 타격을 입었다. 총 관객 동원은 지난해(840만688명)보다 32만6946명 감소한 807만3742명이다. 3년 연속 800만 관중을 돌파했지만 시즌 전 내세운 879만 명에 크게 못 미친다.
희망은 있었다. 영건의 약진이다. 단순히 선전한 수준이 아니다. 소속팀 주축 선수로 올라선 선수가 있다. 당연히 관심도 쏠렸다.
지난해 신인 선수 데뷔 시즌 최다 안타와 득점을 경신하며 돌풍을 일으킨 이정후(20·넥센)는 2년 차 징크스를 무색하게 했다. 타율 0.355를 기록하며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콘택트 능력만큼은 리그 정상급 선수로 인정받는다.
대형 신인은 또 등장했다. 올 시즌 순수 신인 강백호(19·kt)다. 2018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에 지명된 그는 제2의 박재홍을 연상시키는 시즌을 보냈다. 홈런 29개를 때려 냈다. 김재현 SPOTV 해설위원이 1994년 기록한 종전 고졸 신인 데뷔 시즌 최다 홈런(21개)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1996년 박재홍이 기록한 대졸 신인 기록(30개)은 넘어서지 못했지만 역대급 거포 유망주로 인정받았다. 지난 9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고졸 신인 최초로 한 경기 3홈런을 기록했다. 몰아치는 능력은 이승엽과 박병호 등 역대 대표 홈런 타자가 지닌 성향이다. 클러치 능력도 있다. 스타성을 증명했다는 얘기다.
매년 새 얼굴 등장에 목말랐던 마운드에도 다수 선수가 자리를 잡았다. 넥센 최원태(21)는 팀 내 최다승(13승)을 거뒀다. 리그 에이스 양현종이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일정을 치르며 "현재 나보다 더 잘하는 투수 아닌가"라며 인정하기도 했다. 2016년 1차 지명 투수 이영하(21·두산)도 잠재력을 드러냈다. 선발로만 8승, 시즌 10승을 거두며 마운드의 미래로 평가받았다. 최충연(21)은 올 시즌 재도약하는 발판을 만든 삼성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 불펜에서 안정감을 줬다. 향후 선발로도 활용될 수 있는 투수다. 순수 신인 양창섭(19)은 시즌 7승을 거뒀다.
9위 kt는 2018년 1차 지명 투수 김민(19)이 선발 등판한 아홉 번 가운데 4승을 챙겼다. 그토록 찾았던 우완 정통파 투수를 발굴했다. 일찌감치 리빌딩에 들어간 NC의 최성영(21) 이형범(24)이 등장했다. 성장통을 겪은 롯데 우완 삼총사 김원중(25) 박진형(24) 박세웅(23)의 재도약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