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22번째 장편 영화 '풀잎들(홍상수 감독)'은 16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공식 언론·배급 시사회를 진행한다.
그간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56회 뉴욕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와 최근 치러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이미 선보인 바 있는 '풀잎들'이지만,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국내 영화 관계자들을 공식적으로 모아놓은 자리에서는 처음으로 상영되는 것이라 관심을 모은다.
시사회는 최근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 늘 그러했듯 감독·배우없이 상영만 진행한다. 간담회를 따로 계획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독과 배우들은 전원 불참이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를 비롯해 함께 출연한 다른 배우들과도 영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없다.
부국제에서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를 제외한 배우들이 무대인사와 관객과의 대화(GV)를 행사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도 언론과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자리는 피하겠다는 모양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자신들의 불륜 사실을 고백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사회 이후 국내 행사에는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시사회에 앞선 15일에는 예고편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흑백 화면에 돋보이는 예고편에는 커피집 안에 앉아 각기 다른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과 그런 그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여자 아름(김민희)의 모습이 담겼다. 김민희의 차분한 내레이션을 바탕으로 안재홍·공민정·기주봉·서영화·정진영·김새벽 등 배우들이 차례대로 등장한다.
'풀잎들'은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알려졌다. 미국 영화 주간지 버라이어티의 평론가 제시카 키앙 "홍상수 감독은 고도로 매력적이고 복잡한 이야기를 단 한 시간여의 길이로 믿을 수 없을 만큼 적절하게 담아냈다"는 평을 남겼고, 부국제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죽음이라는 상황을 다양한 각도에서 들여다본다. 관찰자의 시점에서 내레이션을 하는 김민희는 죽음을 상기시키면서 거꾸로 살아가는 것의 고귀함도 일깨워준다. 짧은 영화지만 울림은 길고 깊다"고 전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5번째 호흡 맞춘 '풀잎들'은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러닝타임 66분. 2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