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을 6위로 마무리한 삼성은 외국인 선수 재계약 여부를 놓고 긴 고민을 시작했다. 2년 동안 중심타자 역할을 해 준 다린 러프는 2019시즌에도 함께할 가능성이 높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일간스포츠와 한 통화에서 "러프는 웬만하면 (재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도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연봉에서 합의점만 찾으면 된다. 문제는 투수다. 홍 단장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투수 둘이 애매하다"고 고민한 흔적을 드러냈다.
삼성은 올해 외국인 투수로 아델만과 보니야를 기용했다. 두 선수는 총 15승을 합작했다. 2016년 7승, 2017년 5승으로 '외인 잔혹사'를 겪었던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그러나 기준점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진다. 조쉬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이상 두산) 제이크 브리검(넥센) 등 A급 성적을 기록한 다른 팀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하면 무게감이 많이 떨어진다. 두 선수 모두 5점대 평균자책점에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이 1.5를 넘겼다.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고 그 전환점을 새 외국인 투수로 찾을 것이 유력하다.
굳이 따지자면 보니야보다 아델만과 재계약할 확률이 높다. 보니야는 시즌 막판 포수 사인대로 투구하지 않아 무너진 경기가 꽤 있었다. 반면 아델만은 성실한 자세를 유지했다. 7월에는 월간 평균자책점 1.67(27이닝 5실점)로 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투구할 때 오른뒷다리가 무너지는 부분을 수정하니 일관성이 생겼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에서 1선발을 맡은 경험이 있지만 콧대가 높지 않다. 열린 마음으로 리그에 적응했다. 독립리그까지 겪어 봤기 때문에 '기회'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더 잘 안다. 홍 단장은 "(개정된 룰이라면) 아델만 같은 커리어를 가진 선수를 데려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9월 KBO는 이사회를 열어 '새 외국인 선수 몸값을 100만 달러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KBO 리그에 새로 입성하는 외국인 선수는 이적료와 계약금을 포함해 몸값 100만 달러를 넘기면 안 된다. 총액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구단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룰 개정이지만 이른바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아델만을 포기했을 때 '이 정도 경력을 갖춘 다른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을까'가 삼성이 하는 고민의 출발점이다. 이미 리그에 적응을 끝내 KBO 리그 2년 차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러프와 재계약을 중심으로 외국인 선수 조각을 어떻게 끝낼지는 미지수다. 아델만과 보니야를 동시에 포기할 수도 있다. 홍 단장은 "좀 더 신중하고 폭넓게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