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관절 전문의 이동원 교수 "뼈 주사, 운동 시간 벌기 위한 것… 인공관절 성공률 95%"
등록2018.10.23 07:00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치료하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일명 '뼈 주사'다. 뼈 주사는 스테로이드 주사로 강력한 항염 작용으로 관절에 물이 차고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완화해 준다.
연골이 다 닳아 못 걸을 정도가 아니면 뼈 주사만 맞아도 어느 정도 불편한 증상이 개선된다.
문제는 환자들이 뼈 주사에만 의존한다는 것이다. 퇴행성 관절염의 근본 치료가 아닌 데도 말이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의 이동원 교수는 "뼈 주사는 통증을 완화해 재활 운동을 할 시간을 벌어 주기 위한 치료법이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최근 연골을 재생해 준다는 줄기세포 이식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장기적으로 입증된 결과가 부족하다"며 "이런 비수술적 치료에 의존하다가 인공관절 수술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부작용에 대해 잘못된 내용이 사실처럼 알려져 있어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올해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미국의 '마르퀴즈 후즈 후'에 등재되고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물에게 주는 알버트 넬슨 마르퀴즈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무릎관절 전문의인 이 교수를 지난 18일 건국대병원에서 만났다.
-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선호하는 치료가 '뼈 주사'다. 어떤 것인가. "스테로이드 주사를 뼈 주사라고 부른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강력한 항염 작용을 나타내기에 관절 안에 물이 차고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에 사용하면 1~2주 이내에 증상을 좋아지게 한다. 물론, 질병의 진행을 개선하지는 못하며 관절염이 심한 환자들은 그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 증상이 급격하게 좋아지는 것을 겪은 환자들 중에 병원을 옮겨 가며 (뼈 주사를) 맞는 경우가 있는데, 반복적으로 자주 맞으면 관절 내 연골, 주변의 인대나 힘줄이 손상될 수 있어 엄격한 관리하에 맞아야 한다. 또한, 스테로이드 성분을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쳐 면역 체계 조절, 혈당 조절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학회에서 권고하는 주기는 1년에 3~4회 정도다."
- 약물이나 주사제 등으로도 치료되나. "약물 치료 및 주사 치료는 질병의 진행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통증 및 염증을 조절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증상에 호전이 있어야 비만·생활 습관 개선 등 1단계 치료가 가능해지고 관절염의 진행을 지연해 줄 수 있기에 2단계 치료인 약물 및 주사 치료도 중요하다."
- 줄기세포 이식에 대한 관심이 많다. "연골은 연골 세포, 세포 외 기질, 수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골 세포는 전체 부피의 1% 정도밖에 차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단순 연골 세포 이식만으로는 연골의 다양한 구조물을 재생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줄기세포 치료가 발전하게 됐다. 연골 재생술에 주로 이용되는 줄기세포는 성체 줄기세포 또는 중간엽 줄기세포다. 성체 중간엽 줄기세포는 자신의 중간엽 조직인 골수 혹은 지방에서 얻을 수 있으나, 나이가 들면 이들 중간엽 줄기세포의 재생이나 분화 능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최근 제대혈에서 채취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연골 재생술에 이용하는데, 500만 개 이상으로 농축된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용해 50세 이상인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줄기세포 이식의 효과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연골이 마모된 부분에 2~4㎜ 직경의 구멍을 내 줄기세포를 이식하게 되는데, 이식된 고농축 줄기세포가 연골 분화 촉진, 염증 억제, 관절 구조 개선 등 복합적인 작용으로 연골을 재생되게 한다. 그러나 고가 치료고, 연골 재생에 대해 장기적으로 입증된 결과가 부족하다. 게다가 체외 배양 시 세포 표현형이 변할 수 있다는 문제 등이 있다. 또 말기 관절염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완전히 대치할 수 있는 치료는 아니다."
- 인공관절 수술은 대부분 꺼린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로봇처럼 무릎을 갈아 치워 자신의 무릎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한다. 또 수술해도 통증이 있고 무릎관절이 꺾이지 않는 등 부작용이 많다고 알고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수술은 관절의 위아래를 9~10㎜ 정도 절제한 뒤 인공관절을 삽입해 주는 일종의 관절 성형수술이다. 95% 이상의 성공률을 보일 만큼 안정적이며 수술한 뒤 걷기 운동·자전거 타기·수영·골프 등도 할 수 있다."
- 부작용은 없나. "수술한 뒤 심각한 합병증인 신경마비 등은 극히 드물고, 그나마 흔한 합병증인 감염이 발생될 확률은 1% 미만일 정도다. 최근 5년 사이 수술 건수가 30% 정도 증가했다."
- 인공관절의 수명은. "평균 15~20년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수술한 뒤 어떤 식으로 관리하냐에 따라 조기에 재수술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30년 이상 별문제 없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 인공관절 수술의 적기는. "우리나라에서는 60세 이상의 관절염 4기, 65세 이상의 관절염 3기 이상인 환자들에게 인공관절 수술을 인정해 준다. 적기에 수술을 잘 받으면 100세 시대에 여생을 잘 보낼 수 있다."
- 환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100세 시대인 만큼 노후를 건강하게 즐기면서 보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노화에 의한 퇴행성 관절염은 피할 수 없는 만큼 즐기면서 대처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실천해야 하는 대처법은 관절염의 1단계 치료법이다. 관절염을 예방하거나 관절염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체중 관리,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식습관이 제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