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제공 안젤리나 졸리가 지난 3일 저녁 한식당 가온을 방문했다. 왼쪽부터 김병진 가온 총괄셰프, 팍스, 앤절리나 졸리, 조희경 가온 대표. [뉴시스] 안젤리나 졸리가 서울 곳곳에 '출몰'했다. 할리우드 스타의 전무후무한 방한 일정이다.
안젤리나 졸리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아들 팍스와 한국을 찾았다. 경호원도 대동하지 않은 채 서울 곳곳을 누볐다. 한국 팬들이 다가와 사진 촬영을 요청하면 흔쾌히 받아 줬다. 영화 홍보를 위한 내한 시 분 단위로 스케줄을 쪼개며 진행하는 것과 달리 여느 관광객과 다르지 않은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언론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비밀 방한이었지만, 사실상 비밀이 아니었다. 그가 어디서 밥을 먹고 어떤 곳을 구경했는지 SNS를 통해 모두 공개됐기 때문. 먼저 안젤리나 졸리는 팍스 그리고 통역사 한 명과 동행,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고깃집에 방문했다. 한국식으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식사 이후에는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셨다.
특히 안젤리나 졸리는 한식을 사랑하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삼청동의 고깃집뿐 아니라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순두부찌개 전문 음식점에도 등장했다. 3일 저녁 식사를 위해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고급 한식당을 찾았다. '미슐랭 3스타'에 선정된 이 한식당에서 1인당 29만원 상당의 코스 요리를 즐겼다. 역시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은 채 움직였다.
단순히 한식만 먹고 간 것은 아니다. 아들 매덕스를 위해 한국 대학 투어에도 나섰다. 서대문구 신촌에 위치한 연세대학교를 방문한 것.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안젤리나 졸리는 평소 K팝을 좋아해 한국어를 공부 중인 아들 매덕스가 한국 대학 진학을 원하자 미리 한국 학교를 둘러본 것.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한국 대학생의 학부모가 될지 많은 관심이 쏠렸다.
시간을 쪼개 유엔난민기구(UNHCR) 특사 자격으로 배우 정우성·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만나기도 했다. 안젤리나 졸리는 유엔난민기구 친선 대사인 정우성에게 "난민을 옹호하는 역할을 해 주는 동료로서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외국인에 대한 차별·혐오·국수주의가 만연하면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고 이야기해 주는 사람들의 역할이 계속 중요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안젤리나 졸리의 내한 일정 조율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한국에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한국을 찾기 하루 전인 1일쯤 한국행을 확정 지었다. 또 마지막까지 비행 시간을 바꿨다"며 "개인 일정을 위해 한국을 찾았고, 그 기회에 유엔난민기구 특사로서 활동한 것이다. 공적인 스케줄도 있었지만 사실상 사적인 방문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