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히어로즈 프로야구단이 넥센타이어와 9년 인연을 끝내고 내년부터 키움증권과 손을 잡는다.
히어로즈 구단은 6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메인 스폰서십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5년. 금액은 연간 100억원 규모다. 계약 금액 외에 별도의 인센티브도 포함돼 있다.
2008년 창단한 히어로즈는 KBO 리그 최초로 모기업 지원 없는 자립형 야구 기업을 표방했다. 타이틀 스폰서십 계약을 도입해 구단 운영비를 충당하겠다고 선언했다. 그해 곧바로 우리담배를 첫 네이밍 스폰서(명명권)로 맞아들였지만, 1년이 채 안 된 2008년 8월 계약이 해지됐다. 2009년엔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히어로즈'라는 팀명으로 리그에 참가했다. 구단 살림이 어려워 주축 선수들을 현금 포함 트레이드로 다른 팀에 대거 보내야 했던 시절이다.
2010년 넥센타이어와 새 메인 스폰서십 계약을 하면서 안정기가 찾아왔다. 2012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2년씩 재계약을 했다. 결과도 좋았다. 히어로즈는 팀 성적이 점점 상승하면서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하기 시작했고, 넥센타이어도 영업이익이 매년 증가했다. 양쪽 모두에게 '윈윈'이 됐던 시기다.
히어로즈는 넥센타이어와 계약이 끝나는 2016시즌을 앞두고 일본계 종합금융그룹 J트러스트와 새 스폰서십 계약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내용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J트러스트의 KBO 리그 진입 적합성을 놓고 거센 반발이 일었다. 결국 여론을 수렴해 J트러스트와 계약을 포기하고 넥센타이어와 계약을 3년 더 연장했다. 그 사이 초창기 연간 40억원이던 계약 규모는 100억원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이장석 전 대표이사가 홍성은 센테니얼그룹 회장과 지분 분쟁에서 패소하고 이후 이 전 대표이사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양측 관계가 악화됐다. 올해 초 넥센타이어가 구단에 '경영 개선안 마련'을 요구하며 2개월 간 후원금 지급을 미루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넥센타이어가 5월부터 후원급 지급을 재개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더 이상의 동행은 어려워 보였다.
이때 히어로즈가 찾아낸 새 파트너가 키움증권이다. 양측이 스폰서십 계약을 논의한다는 사실은 SK와의 플레이오프 기간에 알려졌고, 히어로즈는 "협상 진행을 인정한다. 포스트시즌을 마감한 뒤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어 한국시리즈 경기가 없는 6일 오전 계약서에 사인하고 새 파트너십을 공식화했다.
계약 규모는 이전 넥센타이어 때와 큰 차이가 없지만, 계약기간이 5년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전까지는 2년이나 3년씩 간격을 두고 계약을 갱신해왔지만, 키움증권과는 처음으로 장기 계약을 맺고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히어로즈 구단과 키움증권은 2019년 1월 메인 스폰서십 출범식을 열고 새로운 팀명을 비롯한 구단 CI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