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 올림픽에서 미국 여자 선수 사상 최초로 포환던지기 금메달을 목에 건 미셸 카터(33)의 원래 직업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카터는 미용 용품을 파는 온라인숍을 운영하면서 프리랜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했고, 동시에 1984 로스앤젤레스올림픽 포환던지기 은메달리스트였던 아버지 마이클 카터의 뒤를 쫓아 포환던지기선수로 활약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카터 부녀는 미국 스포츠 역사상 '부녀가 모두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최초의 부녀'로 기록됐지만, 여전히 그는 자신의 삶을 계속 이어 가고 있다. "운동선수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둘 다 나의 모습이고 나는 그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카터의 말에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카터처럼 자신의 직업을 유지하면서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낸 선수들이 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히잡을 쓰고 미국 펜싱대표팀으로 출전해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브티하즈 무하마드(33)의 직업은 의상 디자이너고, 플뢰레 남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게릭 마인하트(미국·28)는 세계 굴지의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에서 근무하는 애널리스트였다. 같은 대회 유도 여자 48kg급에서 한국의 정보경(27)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파울라 파레토(32·아르헨티나)는 의대를 졸업한 내과 전문의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삶과 생활체육을 병행하며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전문 체육 중심으로 운영돼 온 한국에선 보기 힘든 사례들이다. 그러나 체육의 중심이 전문 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 옮겨 가는 만큼, 앞으로는 이런 '투잡' 대표 선수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대한체육회가 운영하는 공공스포츠클럽은 '모든 국민이 스포츠를 즐기는 활기찬 나라'를 모토로, 보다 많은 이가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공공스포츠클럽은 대한체육회가 2013년부터 시작한 공공 체육 시설 중심의 기역 지반 클럽으로, 지역별로 갖춰진 체육 시설에 전문가들로 이뤄진 강사진이 함께해 양질의 체육교육과 관리가 이루어진다. 유아부터 청소년·성인·노인까지 누구나 지역 공공 체육 시설을 이용해 전문 지도자의 지도를 받으며 수준 높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스포츠 클럽 활동을 통해 재능을 발굴해 선수로 활약하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공공스포츠클럽을 통해 생활체육과 전문 체육의 간극이 좁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에 71개 스포츠 클럽이 있으며, 정부는 지역 스포츠 시설을 거점으로 2022년까지 공공스포츠클럽을 시군구별로 1곳씩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한체육회는 2017년에 이어 2018년 5곳의 공공스포츠클럽을 신규로 선정해 행정 운영 등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