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도 생명'이라는 역사에 남을 대사를 쓴 임성한 작가가 절필 선언 3년 만에 돌아왔다.
임성한 작가는 지난 12일 '암세포도 생명 임성한의 건강 365일'을 출간했다. 2015년 드라마 '압구정 백야'를 끝으로 창작 활동을 하지 않았던 임 작가가 3년 만에 쓴 글은 드라마도 소설도 아닌 건강 지침서였다. '오로라 공주'(2013)에 등장해 화제와 논란을 일으킨 대사 '암세포도 생명'을 전면에 내세운 제목과 너무 단순한 표지 디자인 때문에 합성이라는 의혹을 사기도 하지만 실제로 대형 서점에서 판매 중이다.
322쪽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통·변비·불면증·빈혈·감기·내향성 발톱·스트레스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건강 문제나 다이어트·탈모·노화 등 외모에 관련된 주제, 위궤양·위장병·과민성대장증상·암·갱년기 증상·고혈압·당뇨병·요통·통풍 등의 질병을 다루고 있다. 임 작가가 직접 겪고 극복한 경험담도 있고 지인의 건강 문제를 해결해준 이야기 등 사례 위주로 채워졌다. 특히 8장 '암'에서는 드라마 '오로라 공주'에서 서하준(설설희)이 "암세포들도 어쨌든 생명이에요"라고 말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극 중 서하준은 암 치료를 받지 않겠다며 위와 같은 말을 했다. 이어 "이유가 있어 생겼을 텐데. 원인이 있겠죠. 이 세상 잘난 사람만 살아가야 하는 거 아니듯이. 같이 지내보려고요"라고 말했다. 임 작가는 이 대사로 인해 많은 비난과 조롱에 시달렸다. 아직까지도 '막장 드라마'라고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대사다.
임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부정적으로 쏟아질 기사를 생각해 '바꿀까, 어쩔까' 잠시 생각했지만 암에 대해 충분한 취재와 공부를 한 입장에서 이와 같이 쓸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임 작가는 건강에 안 좋은 습관을 반복하면 세포들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비정상 세포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암세포를 공격하기보다는 내 몸과의 대화를 통해 잘못된 생활 양식을 고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8장을 마치며 임 작가는 '암세포가 생명이 아닌 죽은 거면 이미 암이 아니다'고 적었다.
20장 '스트레스'에서는 '막장 드라마의 대모'가 된 사연을 풀어놓고 있다. 2011년 드라마 '신기생뎐' 집필 당시 '시청률 25% 부탁한다'는 드라마 국장의 말에 떠올린 묘안이 '시아버지 빙의'였다며 "차라리 내가 욕먹고 시청률은 살리자"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임 작가는 '오로라 공주'에서 캐릭터를 죽여 하차시켰다는 오해나 '임성한 작가 절필 운동' 당시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견디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서술했다.
'암세포도 생명'을 발행한 출판사 북-수풀림은 임 작가가 직접 세운 곳이다. 임 작가 측 관계자는 "앞으로 다른 책을 저술할 계획이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작가가 드라마에 복귀할 계획이 있는지 묻자 "그 점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