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5일 첫 방송된 tvN '짠내투어'가 1주년을 맞는다. 초기에는 출연진이 직접 여행 계획을 짜고 팁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KBS 2TV '배틀트립'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프로그램 콘셉트의 실마리를 준 방송인 김생민이 갑작스럽게 하차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TV조선 '땡철이 어디가'나 MBC '오지의 마법사' 등 다수의 여행 예능이 생겼다 사라지는 중에도 1년 동안 꾸준하게 토요일 시청자의 선택을 받았다. 시청률은 3%(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플롯폼 가구 기준)대로 안정적이다.
'짠내투어'가 쏟아지는 여행 예능 사이에서 시청자의 눈에 띌 수 있었던 이유는 여행을 설계한 출연진의 경쟁 구도로 차별화됐기 때문이다. 호텔 마사지샵이나 액티비티 투어 등 각자 원하는 작은 사치를 쟁취하기 위한 설계자들의 대결은 '짠내투어'의 예능적인 면을 강조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런 시스템 때문에 출연자들은 관광지나 음식점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을 유지했다. 시청자들은 다른 여행 예능보다 정확하고 솔직한 정보를 '짠내투어'에서 얻을 수 있었다. 초창기부터 함께한 박명수·박나래·정준영 등의 궁합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 명의 케미스트리가 만들어 내는 순간들은 '짠내투어'의 예능적인 측면에 무게를 더했다. 덕분에 어느 여행지를 가더라도 꾸준한 재미를 줄 수 있었다. 최근 방송된 발리 편의 준영투어처럼 여행의 트렌드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짠내투어'의 장점으로 꼽힌다. 출연진의 풍부한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향상된 설계 능력을 선보이고 평가자들이 만족할 때 시청자들 역시 대리 만족을 느낀다.
연출을 맡은 손창우 PD는 "1년 동안 재밌게 봐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하다. 요즘 소비 트렌드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작은 사치 등을 키워드로 삼고 현실적인 여행을 해온 게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짠내투어'는 단순한 여행 정보 프로그램이 아니다. 출연진 간의 멤버십이 만드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특징이 많다. 이 때문에 1년을 유지한 것 같다"고 1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무리 신선한 기획이라도 1년이 지나면 물리기 마련이다. 앞으로 프로그램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도록 변주하려고 한다. 빅뱅 승리나 코요태 김종민처럼 게스트를 특별 설계자로 활용할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게스트를 초대해 이색 여행을 할 수 있다. 또 여행에서 겪을 수 있는 좌충우돌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새로 합류한 문세윤과 허경환이 아직까지 완벽하게 자리 잡지 못했다. 출연진의 케미스트리가 중요한 프로그램인 만큼 이 부분엔 빠른 보완이 필요하다. 설계자의 실수 등으로 인해 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겼을 때 평가자가 과도하게 신경질을 내는 모습 역시 보기 불편하다는 시청자의 비판이 초창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시청자는 "모두가 즐거워야 할 여행인데 누군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TV로 보는 사람도 불편해진다"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짠내투어'지만 예산이 여유로워 더 이상 짠내를 맡을 수 없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 손 PD는 "짠내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특별 설계자를 통해 출연진에게 긴장을 불어넣어 초심을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