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 호주 브리즈번의 QSAC에서 우즈베키스탄(우즈벡)과 평가전을 치른다. 2019 아랍에미리트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준비 중인 벤투 감독은 지난 17일 치른 호주전(1-1 무)과 이번 경기를 주전 골키퍼 낙점을 위한 테스트 무대로 삼을 전망이다. 주전 골키퍼는 대표팀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이다. 지난 9월 부임한 벤투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 멤버인 김승규(빗셀 고베)와 조현우(대구)에게 출전 기회를 주며 경쟁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는 김승규가 중용되는 것처럼 보였다. 벤투 감독은 골키퍼부터 공격이 시작되는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김승규는 대표팀 골키퍼(조현우·김진현) 중 발밑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덕분에 기회도 더 많이 받았다. 9월 코스타리카전에 출전한 그는 10월 우루과이전과 지난 호주전까지 골키퍼 장갑을 끼며 세 차례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호주전에서 벤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 김승규는 경기 내내 이어진 호주의 파상 공세를 잘 막아 냈지만, 후반 막판에 골을 허용했다. 그는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에 호주 톰 리기치(셀틱)의 중거리 슈팅을 잡았다 놓치면서 쇄도하던 마시모 루옹고(퀸즈파크 레인저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빌드업에서도 조현우보다 특별히 앞서지 못했다는 평가다.
조현우는 벤투 감독 체제에선 후발 주자다. 러시아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뛰며 신들린 선방을 보인 조현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하며 9월 출범한 '벤투호 1기'에 들어가지 못했다. 조현우는 10월 A매치 명단에 발탁돼 파나마전을 뛴 것이 전부다.
조현우는 우즈벡전에서 골키퍼 장갑을 낄 가능성이 높다. 그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얻은 만큼 자신의 장점인 동물적 선방 능력과 그동안 가다듬은 빌드업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김승규는 골키퍼 경쟁에 대해 "(조)현우가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줬고, 나는 쫓아가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에선 항상 하나의 대회가 끝나고 주전 골키퍼가 나왔다고 생각했을 때 또 다른 경쟁이 이어져 왔다. 그런 '경쟁의 반복'에 익숙하다"며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가 있을 테니 그 스타일에 맞추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