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9회 청룡영화상은 최우수작품상 '1987', 남우주연상 김윤석, 여우주연상 한지민 등 18개 부문의 수상자(작)을 남겼다.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1987'은 이날 3관왕에 올랐다. 김윤석이 남우주연상, 김승규·김우형 감독이 촬영조명상의 영광을 안았다. 예상 가능한 결과였다. '1987'은 앞서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비롯해 올해의 영화상 작품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최우수작품상, 시네마아시아영화제 최고감독상, 대종상 감독상 등을 싹쓸이한 바 있기 때문.
영화를 선보인 후 1년간 트로피를 싹쓸이하고 있는 '1987'의 장준환 감독은 "지난해 신인감독상 후보였던 아내(문소리)를 대신해서 청룡영화상에 왔었다. '1987' 후반 작업 중일 때였다. 김윤석이 당시 수상을 못해서 '1987'로 남우주연상을 꼭 받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영화를 계속 보다보니 연기를 잘 하는 다른 후보들이 많아서 조마조마했었는데, 예견을 맞춰줘 감사하다"며 "사랑하는 아내이자 동료인 문소리에게도 감사드린다. 이 영화를 성원해주신 700만 관객 여러분 감사하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윤석은 이날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12번째 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08년 '추격자'로 거의 모든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독점한 그는 '1987'로 백상예술대상과 런던동아시아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어 이번 청룡영화상까지 그의 것이 되며 "역시 김윤석"이라는 인정을 받고 있다. 김윤석은 "'1987'에 함께 했던 모든 분들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며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 열사들의 가족들에게도 이 영광을 꼭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미쓰백'의 한지민은 여우주연상을 가져갔다. 한지민은 "영광스러운 상 주셔서 감사하다. 배우에게는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고충이 감사하게 다가오지만,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있었던 어려움들이 큰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무겁고 힘들었던 시간 끝에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은, '미쓰백'이 갖고 있는 영화의 진심 덕분이다. '미쓰백'은 배우로서 욕심보다는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영화를 통해 보여드리고자 했다. 힘을 실어준 모든 분들에게 이 상이 보답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인이 된 김주혁이 '독전'으로 남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함께 '독전'에 출연한 진서연이 그의 수상 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쌍천만'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의 주역인 김향기는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아직 19세인 그는 성인이 되기도 전 청룡영화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향기는 이날 가장 많은 눈물을 보인 수상자 중 한명이었다.
청룡영화상이 주목한 충무로의 새로운 얼굴은 '안시성'의 남주혁과 '마녀'의 김다미였다. 남주혁은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더 서울 어워즈에 이어 다시 한번 신인 영화배우로 인정받았다.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인 부문 중 하나였던 신인여우상에서 뽑힌 김다미 또한 더 서울 어워즈, 대종상 등에 이어 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