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1인 크리에이터로 변신한다. 황교익은 지난 27일 4년 동안 함께한 tvN '수요미식회'에서 하차했다. 앞서 지난 9월 말 '불고기는 야키니쿠의 번안어' 등 과거 발언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향한 비판 때문에 누리꾼과 설전을 벌여 여론의 집단 포화를 맞았다. 이로 인해 '수요미식회'에서 하차한다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황교익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론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근거 없이 헐뜯고 비방하는 악성 댓글과 관련, "고소할 계획은 없지만 시민들의 건전한 상식과 자정작용을 믿는다"고 말했다. 대신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황교익 TV'를 개설, 1인 방송을 통해 대중과 소통할 예정이다. 12월 1일 첫 영상 공개를 앞둔 황교익은 "건전한 토론은 얼마든 환영"이라고 밝혔다.
- '수요미식회' 하차는 언제 결정됐나. "제작진에 지난 시즌 끝날 때 '나를 빼라'고 했다. '수요미식회'에서 내 비중이 높은데, '수요미식회'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려면 한 사람의 비중이 커선 안 된다. 새롭게 만들겠다고 얘기하기에 '나를 빼라, 시청자도 지겨워한다'고 했다."
- 1회부터 함께했는데 아쉽지 않은가. "아쉬운 건 없다. 예능을 하다 보니 난 예능인이 아닌데 사람들이 날 연예인 비슷하게 보기 시작했다. 전문가가 연예인처럼 보이면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래서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중간에 빠질 수 있는 게 아니어서 계속했다."
- 오해가 많이 생겼다. 하차 운동도 있었다. "신경 쓰지 않았다. 대중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나한테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다."
- 1인 방송에 대한 생각은 언제부터 했나. "2~3년 전에 처음으로 했다. 글을 써도 사람들이 잘 읽지 않는다. 방송은 내가 의도한 대로 전달되는 게 아니다. 내 마음대로 열심히 떠드는 것만으로는 하고 싶은 말이 전달이 잘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랫동안 1인 방송을 생각했다."
-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한 건 언제인가. "올해 초 기획해 7, 8월에 촬영했다. 원래 10월에 공개하려고 했는데 늦어졌다."
- 어떤 콘텐트를 주로 다룰 예정인가. "내 일은 음식에 대한 글쓰기가 아니다. 재료나 조리법 이야기도 있지만 음식을 먹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회를 관찰하고 이해한 걸 글로 쓰는 게 내 직업이다. 음식을 통해 본 인간과 사회를 다루려고 한다."
- 유튜브에 음식 관련 콘텐트가 매우 많다. "'먹방'은 아니다. 먹방이 소비되는 사회는 좋은 사회가 아니라고 계속 이야기했다. '수요미식회'도 먹방과 다르지 않고 먹방이 유행하는 게 좋아 보이지 않아서 처음에 캐스팅을 거절했었다. 그런데 PD와 작가가 1회에만 나와 달라고 해서 게스트로 나간 거다."
- 1인 방송은 소통이 중요한 콘텐트인데 여론이 좋지 않다. "상관없다. 악의적이다. 내가 평생 쓴 글, 방송에서 말한 것을 끄집어내서 부풀리는데 도대체 누가 왜 하는지 궁금하다.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 정도 작업을 하려면 억원대의 돈이 든다고 하더라. 왜 그러는지 정말 궁금하다."
- 블로그에서 댓글을 지우고 차단한다는 불통 논란이 또 있었다. "욕하고 비난하고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차단했다. SNS에서 다들 그러지 않나. 나도 많이 차단당했다. 차단한 이유는 건전한 토론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진지하게 이야기한 댓글은 내 의견과 다르더라도 지우지 않았다."
- 비방 댓글을 고소할 생각은 없나. "안 한다. 시민들의 건전한 상식과 자정 효과를 믿는다. 악의적으로 편집됐다는 걸 확인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원본 영상을 볼 수 있고 내 글을 확인할 수 있다. 날조되고 왜곡된 걸로 판단하는 사람이 많은지 아니면 적어도 원본을 찾아보는 사람이 많은지 지켜보려고 한다."
- 1인 방송은 언제 처음 공개되나. "12월 1일 공개할 것이다. 단계적으로 콘텐트의 질과 범위를 넓히려고 한다. 견해와 의견을 드러내는 방식이 변하고 있으니 변화에 맞춘 거다."
- 누리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인가. "건전한 토론은 얼마든지 환영한다. 누구든 견해를 말할 자유가 있지만 헐뜯고 비난하는 건 건전한 토론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