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최고의 이혼'은 시청자들로부터 '공감 100%' '인생 드라마' 등의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시청률은 최고 4.5%(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높지 않았다. 극 중 까칠하고 예민한 조석무를 맡아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한 차태현이 종영 인터뷰를 한다기에 소중한 작품으로 남았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건 아니"라며 사람 좋게 웃었다. 영화로 인터뷰를 많이 하다 보니 드라마론 하지 않아 이번 기회에 하게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차태현은 '최고의 이혼'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대신 "망하진 않았다"면서 또 웃었다. 그보다 밤샘 촬영이 없었다는 것, 드라마 제작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에 의미를 뒀다. KBS 2TV '1박 2일' MBC '라디오스타' 등 예능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인 차태현은 연예대상 얘기에 손사래를 치면서도 "최우수상 자격은 되지 않냐"며 또 크게 웃었다.
-안 해본 캐릭터에 도전했다. "원래는 더 짜증을 냈어야 했다. 그 역할은 다른 사람이 했다면 또 다르게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욕을 많이 먹을만한 역할인데 내가 하면 욕을 덜 먹는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 역할도 다분히 욕을 먹을 수 있는 역할이었다. 보면서 '이건 큰일 나겠는데' 싶었고 '좀 세다'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성격은 좋고 싫은 게 분명하지 않다. 무딘 편이다. 예능에서는 막 웃는 게 많이 나오긴 했지만 단지 웃음이 많을 뿐이고 굉장히 적극적인 성격은 아니다. 석무는 너무 과하긴 했지만 비슷한 점도 있었던 것 같다."
-평소 이미지가 호감이어서 신경질적인 캐릭터에 몰입이 어려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렇게까지 생각하진 않았다. 만일 악역을 하게 되면 그런 생각을 할 거 같다. 이미지 때문에 악역이라고 못 느낄 수 있다."
-악역을 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 "맞는 역할이 들어오면 너무 좋을 거 같다.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다. 배우로서 평생 숙제일 수도 있다. 언젠가 한 번은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궁금하긴 하다. 어떤 악역을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미지 때문에 내가 걱정하는 부분은 없다. 어울리지 않을 거란 문제는 제작진이 걱정하는 게 더 많을 거다. 나는 시나리오가 좋고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게 들어온 것 중엔 그런 게 없었다."
-애처가로 유명한데 아내와 갈등을 빚는 역할이었다. "그렇게 보이는 게 너무 강해서 싫기도 하다. 실제론 저렇진 않은데 너무 많이 포장돼서 우리 와이프가 '너 어떡하냐'며 걱정할 정도다. 그래도 드라마를 찍을 땐 그것까지 생각하진 않았다. 그것보다 내가 석무라는 캐릭터에 공감을 못 한 부분이 많아서 그게 걱정됐다. 공감되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한 게 처음이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걱정이 됐지만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다."
-공감 안 되는데 선택한 이유는. "연기니까 공감이 되는 역할만 할 순 없다. 석무 캐릭터만 공감을 못 한 거지 전체적인 메시지나 내용에는 공감했다. 그런 점이 나름 도전이었다. 여태껏 내가 해오지 않았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연기한다는 게 괜찮을까 생각했다."
-가장 이해 안 된 점은. "어찌 됐건 싸우고 화해했는데 또 계속 싸우고 또 같은 말 하고 이런 것들이 그랬다. 드라마니까 그럴 수 있지만 굉장히 심한 말을 하며 싸운다. 내가 뱉은 말이 상처가 된다는 걸 분명히 알면서 그 정도로 이야기하는 게 나는 그렇게까진 안 해봐서인지 이해가 안 됐다. 괜히 싸우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고 해야 하나. 근데 어쨌든 싸워야 전개가 되니까."
-결혼에 대한 드라마였는데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 있다면. "'신과 함께'를 보고 엄마한테 전화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던데 이 작품에서 공감된 건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가족에 대해 좋은 얘기만 쓴 드라마는 아니었는데 오히려 그런 솔직한 면에 많이 공감했다. 이혼하고 끝이 아니라 가족들에게 얘기해야 하고 이런 장면에서 특히 공감됐다. 나는 처음부터 결혼이 개인과 개인이 아니라 가족과 가족의 결합이라고 옛날부터 생각했고 경험도 해봤는데 드라마에서도 그런 걸 다루니까 어느 정도 내가 겪은 게 맞고 (인생) 선생님들이 했던 이야기도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