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브로커 혐의를 받고 있는 문우람(전 넥센)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팀 내 폭행 사건을 폭로했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기자회견을 갖고 '나에게 씌워진 승부조작 브로커라는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국민호소문을 발표했다. 문우람은 2016년 7월 적발된 이태양(당시 NC) 승부조작 사건 때 브로커로 지목됐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이던 상태로 군 검찰에 이첩돼 바로 조사를 받았다. 브로커 조모씨가 선물로 준 고가의 시계 등이 승부조작 브로커 일을 하고 받은 대가라는 게 당시의 수사 결과였다. 재판에서도 '유죄'가 나와 KBO 리그에서 영구실격 처리가 됐다. 그러나 관련된 내용을 부인하면서 억울함을 이야기했다.
눈길을 끄는 건 브로커와 친해진 과정이다. 문우람은 "2015년 시즌 중인 5월경 생각지도 못한 힘든 시간이 있었다.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팀 선배에게 야구배트로 폭행을 당했다. 그것도 머리를 7차례나 맞았지만 어디에도 하소연 할 데가 없었다. 쉬쉬하며 병원 진료를 받았지만, 뇌진탕 증세와 얼굴이 부어올라 경기를 뛸 수 없었다. 2군 훈련도 어려울 정도라서 집에서 쉬면서 병원에 치료를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어 "경기도 못나가고 집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때, 브로커 조모씨가 자주 밖으로 불러서 좋은 말로 위로도 해줬다. 쇼핑하면 기분이 좀 풀릴 거라면서 조만간 쇼핑이나 하자고 했다. 그렇게 기분을 풀어준다며 선물한 운동화, 청바지, 시계가 결과적으로 나를 승부조작범으로 만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문우람이 취재진에 배포한 자료에는 응급실 진료 기록부가 첨부돼 있었다. 2015년 5월 8일 오후 7시 8분 경 직접 내원해 "머리가 어지럽고 토하고 속이 울렁거린다"고 증상을 이야기했고, 병력엔 '야구 연습도중 방방이에 머리를 맞고 응급실에 내원함'이라고 돼 있다. 승부조작 관련 내용과 별개로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향후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