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조화는 2018년 한국 여자 핸드볼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매끄러운 세대교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2018년에만 두 차례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지난 8월에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중국을 29-23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핸드볼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치른 여덟 대회 가운데 일곱 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지난 9일 막을 내린 제17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개최국 일본을 30-25로 꺾고 이 대회 1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과 일본은 외국인 감독을 선임해 전력 강황에 나섰다. 그러나 한국을 넘지 못했다.
대표팀은 두 대회 모두 최정예 멤버로 구성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은 주축 라이트백 류은희와 레프트백 심해인(이상 부산시설공단), 아시아선수권은 2017시즌 챔프전 MVP 김온아(SK 슈가글라이더즈)가 합류하지 못했다.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 권한나(부산시설공단)는 부상 여파로 두 대회에 모두 불참했다.
그러나 결과만큼 과정도 좋았다. 대표팀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 앞에서 끌고, 주축으로 거듭나야 하는 선수들은 김온아와 권한나의 부재 속에서 국제 대회 경험을 쌓았다. 이제 막 성인 무대에 입성했거나 대기 중인 어린 선수들도 활력을 보탰다. 내실 강화를 기대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주니어세계선수권의 주역인 송지은(22·인천시청) 이효진(22·SK) 유소정(22·SK) 김보은(21·경남개발공사) 등 연령이 20대 초반인 선수들이 충분히 기회를 얻었다. 준수한 경기력도 선보였다. 주장을 맡았던 유현지(34·삼척시청)는 "부족한 경험만 쌓으면 선배들을 능가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아시아선수권에도 나선 유소정은 한층 나아진 득점력을 선보였고, 아시안게임 당시 대학생이었던 강은혜(22·부산시설공단)는 11득점을 지원했다. 고교 선수 박지원(18·경남체고)은 인디아전에서 팀 내 최다 득점(7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미 대표팀의 주축인 이미경(히로시마)과 정유라(컬러풀 대구)도 기대에 부응했다. 아시아선수권 여섯 경기에서 각각 28득점과 32득점을 했다. 정유라는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 득점력 향상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류은희는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전반을 14-15로 뒤지며 기세를 내준 대표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전반전 말미부터 원맨쇼를 펼쳤고 이 경기에서만 11득점을 몰아넣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도 그가 차지했다.
두 대회 연속 신구 조화가 돋보였다. 한층 젊어진 대표팀으로도 최상의 성과를 냈다. 오는 2019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의 전망도 밝혔다. 국내 리그인 SK 핸드볼 코리아리그는 겨울 리그 전환과 고정 중계로 도약을 준비한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기대감 속에 2018시즌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