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마약왕(우민호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우민호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김대명 김소진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으로 공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마약왕'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 년대, 근본없는 밀수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대한민국에서 실제 발생한 마약 밀매 사건들을 모티브로 당시의 사회상까지 담아내는데 주력했다.
우민호 감독은 "1970년대 격변의 시기를 영화 안에 담아야 했고, 소시민에서 마약왕이 되는 인물이고 변화무쌍하다. 그게 고민이 많았다. 영화의 톤을 어떻게 잘 잡아야 할지, 워낙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결국 송강호 선배님과 배우분들을 믿고 찍었다
이어 "이 작품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70년대 실존했던 인물들, 마약 유통 사건들을 접했다. 마약왕들이 있었고, 사건들이 있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한편으로는 이해 안 되고 아이러니한 지점이었다. 자료조사 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블랙코미디적인 화법으로 풀었다.
그 중심에는 '마약왕' 송강호가 있다. 송강호는 이번 영화에서 타이틀롤이자 국가는 범죄자, 세상은 왕이라 부른 '전설의 마약왕' 이두삼 역할을 맡아 미(美)친 열연을 펼쳤다. 그간 '택시운전사', '변호인', '괴물' 등 영화에서 보여준 친근한 소시민의 모습과 광기가 더해져 한계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 번 입증시킬 전망이다.
송강호는 "배우들은 여러 작품을 통해 여러 삶을 표현하는 존재들이다.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들과는 상이한 부분이 분명 있었다. 가공의 인물이지만 실존했고, 실존 인물들을 종합해서 만든 인물이다 보니까 드라마틱한 삶, 희로애락, 흥망성쇠가 매력적으로 와 닿았다. 배우로서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영화를 관람한 분들 개개인이 다른 느낌을 다 받겠지만, 마약이라는 것이 어마어마한 사회 악이다. 이것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디든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엔딩 느낌도 종료 보다는 어떻게든, 우리가 알 수는 없지만 계속 이어지고 이어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닌가 싶었다. 그런 점에서 가볍지 않은 엔딩을 만드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약왕'에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조정석은 마약왕을 쫓는 열혈 검사 김인구, 배두나는 마약왕과 협력한 로비스트 김정아, 김대명은 마약왕의 사촌동생 이두환, 김소진은 마약왕의 조강지처 성숙경, 이희준은 마약왕과 손을 잡은 밀수 동업자 최진필, 조우진은 활로를 개척해준 성강파 보스 조성강, 그리고 이성민은 비리 형사 서상훈으로 특별출연해 대작의 퍼즐을 맞췄다.
조정석은 "이 영화에 느낀 가장 큰 매력은 서사적인 드라마의 힘이 아닌가 싶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도 이야기의 힘이었다. 등장인물이 꽤 많이 나오는데 그것도 나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만화 시리즈 한 편을 쭉 본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배두나는 "내가 그동안 해왔던 역할과는 다를 수 있지만 원래 강렬한 역할을 좋아하는 편이다. 도전하는 것도 좋다. 극과극 캐릭터에 모두 잘 녹아들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지 않냐"며 "무엇보다 '괴물'에서 만났던 큰 오빠와 12년만에 사업적인 파트너이자 애인으로 연기를 하니까 웃겼다. 오빠도 어떤 장면을 찍으면서 '살다살다 두나랑 이런 신 찍어 본다'는 말도 하셨다. 감회가 새롭더라"고 덧붙였다.
김소진은 파트너 송강호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내며 "영화를 하면서 긴 호흡을 갖고 연기한 적이 없어서 부족하고, 모르는 부분도 많고, 헤매기도 했다. 근데 송강호 선배님께서 그 마음을 모두 알아 주셨고, 모른척 하지 않아 주셨다.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며 눈물을 떨궈 눈길을 끌었다.
김대명도 "인생에서 몇 안 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영화를 보는 관객 분들에게도 여러가지 의미로 행복한 시간과 즐거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