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덴마크가 공동 개최하는 2019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가 이달 11일부터 열린다. 한국은 2013년 이후 6년 만에 이 대회에 복귀한다. 의미 있는 첫발도 내디뎠다.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한반도기가 펼쳐지게 된다. 국제핸드볼연맹(IHF)의 중재, 대한핸드볼협회의 추진 그리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도움이 있었다. 상무피닉스의 강재원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북한 지도자 신명철이 코치로 합류했다. 남한은 주장 정수영 등 16명, 북한은 레프트백 리성진 포함 4명이 출전한다.
단일팀은 지난달 22일 개최지 독일에 입성해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한 민족을 가르던 장벽이 허물어진 장소, 베를린에서 열리는 대회다 보니 현지의 관심도 컸다. 4일 열린 공개 훈련과 5일 열린 첫 연습 경기에 20여 개의 매체가 찾아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였다. 독일의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평창겨울올림픽 이후 다시 남북 단일팀이 세계대회에 출전한다. 정치 상황보다 스포츠 분야가 먼저 진전을 이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개막전에는 남북 주독 대사가 경기장을 찾는다. 공동응원단도 구성된다. 대한핸드볼협회 수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선수단을 독려하려고 베를린으로 향했다. 남북 선수들은 현재 농담도 주고받을 만큼 친밀해졌다고 한다. 개막 전부터 단일팀을 향한 관심과 기대가 고조된다.
의미 있는 행보가 하루라도 더 이어지려면 좋은 결과도 필요하다. 그러나 2차 조별리그 진출의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은 세계 랭킹 5위권만 세 국가가 있는 A조에 속한다. 1위 독일, 4위 러시아, 5위 프랑스와 차례로 붙는다. 19위인 한국보다 랭킹이 낮은 브라질(27위)도 리우 올림픽에서 8강에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예선 첫 경기부터 부담스럽다. 11일 오전 2시15분(한국시간) 베를린에서 개최국 독일과 개막전을 치른다. 독일은 12년 만에 이 대회의 우승을 노린다. 2007년에도 자국에서 치른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6 리우 올림픽 동메달, 2017 세계선수권대회 9위에 그친 부진을 만회하려는 의지가 크다. 2017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크리스티안 크로포프 감독은 신구의 조화도 노린다. 2016 유로피언 챔피언십 우승의 주역이 다수 합류했지만, 2020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유망주도 발탁했다. 예단은 이르다. 단일팀도 랭킹으로 단정할 수 없는 변수가 있다. SK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신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박광순(하남시청) 등 1994년생 이후 출생자가 대거 대표팀에 선발됐다. 리그에서 기량을 인정받는 선수들이다. 기량과 성장세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경험이 필요한 포지션에는 공격 시발점인 레프트백 정수영(하남시청), 중앙을 책임지는 피봇 김동명(두산)이 버틴다. 선전 그 이상의 결과를 노린다. 조영신 감독은 "강팀들과 만나지만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이번 대회에 임하겠다"는 출사표를 전했다.
제26회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 단일팀 코리아의 경기는 JTBC3 FOX스포츠와 대한핸드볼협회 앱을 통해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