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워너원 이미지에 먹구름이 끼었다. 싱가포르 월드 투어 정산 과정에서 잡음이 생겨 국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워너원의 싱가포르 공연 투자사인 대만 회사 인피니티 컬러 유한 책임회사(이하 '인피니티 컬러')는 지난해 11월 매니지먼트 겸 공연 사업을 하는 토미상회를 상대로 '계약서대로 정산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토미상회는 지난해 7월 13일 진행된 워너원 싱가포르 공연 관계사 자격으로 피소됐고, 워너원의 공연 사업을 주관·주최·감독하는 CJ ENM 측은 내용증명을 받았다.
9일 일간스포츠가 단독 입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인피니티 컬러 측은 "토미상회와 정당한 투자 계약을 맺고 진행된 워너원 콘서트가 성공적으로 끝마쳤음에도 정산서가 계약서대로 도달하지 않았으며, 정산금 또한 지급되지 않았다. 티켓 판매 시점에도 피고 회사는 그 어떤 통보도 없이 이 공연을 기사화하고 투자사 이름이 빠진 공연 홍보 포스터를 뿌려, 스폰서 영업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뒤늦게 도착한 정산서에는 어떤 증빙 자료도 없이 인피니트 컬러가 받을 정산금이 37만5000달러(약 4억원)라고 표시돼 있었다. 투자 대비 반 토막이다.
기존 계약대로라면 75만 달러(약 8억원)를 투자한 인피니트 컬러에 티켓 판매 수익의 50%가 돌아가야 한다. 티켓을 관리한 라이브네이션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공연의 티켓 판매 총매출은 VIP 좌석을 포함해 177만 달러(약 19억원) 이상이었다. 양 사는 2018년 3월 16일 공연 투자계약을 맺고 '인피니트 컬러가 75만 달러(약 8억원)를 투자하면 투자 지분 비율은 5:5로 토미상회와 나눈다'는 내용에 동의했다. 또 공연 종료 5주일 이내에 관련 증빙 서류와 함께 수익·비용이 반영된 정산서를 공유하고 정산서가 확정된 뒤 3영업일 이내에 계좌로 입금하기로 했다.
이에 인피니트 컬러 측은 "토미상회가 워너원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공연을 추진 중에 있고, 곧 공연 지역이 결정되니 공연 비용을 투자해 주면 티켓 판매 수익을 50% 배분해 주겠다고 2018년 1월 제안했다"면서 "최고 인기 그룹인 워너원의 티켓 파워를 믿고 투자를 진행했는데 터무니없는 금액이 돌아왔다. 제대로 된 정산서조차 받아 보지 못했다. 티켓 판매로 얻은 수익이 20억원에 가깝고, 우리가 투자한 금액이 8억원 이상인데 돌려받지 못한다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송을 한국에서 제기한 배경에 대해선 "원금만 돌려받는다면 소송 없이 합의하고 싶었다. 그 돈이 중요할 정도로 작은 회사가 아니다. 그런데 토미상회에서 보내온 내용증명이 황당하고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 곧장 소송했다. '정산금 총 35만 달러에 동의하면 구체적인 지출 증빙 서류 및 각종 영수증을 첨부해 제공하겠다'는 앞뒤가 뒤바뀐 내용증명을 보내왔더라. 우리를 바보로 보지 않는 이상, 사업 하는 그 누구도 서명하고 서류를 받는 법은 없다"고 전했다.
토미상회 측은 "우리가 투자를 먼저 요청한 적이 없다. 인피니트 컬러가 먼저 공연에 투자하고 싶다고 요청해 왔다. 이미 세일즈가 다 끝난 공연이라고 설명했음에도 투자를 원했고 '우리가 큰 회사와 관여돼 있어 수익이 100원 하나 남지 않아도 된다. 투자만 하면 된다'고 했다. 실제 계약서에도 티켓 수익 50%를 나누기로 돼 있었다. 매출이 아닌 수익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에 맞게 50%에 대한 정산금을 주려 했다. 정산 절차를 인정하지 못한다며 두 달 동안 연락이 닿지 않다가 이후 내용증명과 소장을 순차적으로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피니트 컬러도 투자 대비 마이너스 정산일 것으로 예상했다. 양 사 모두 최초 구매자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워너원의 공연 관리 책임이 있는 CJ ENM 측은 이 상황에 당황스러워했다. "인피니트 컬러가 보내온 내용증명을 보고 토미상회가 워너원 공연에 연관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름을 처음 들어 본 회사다. 우리는 애플우드크리에이티브에 공연 투자 등에 대한 권한을 넘겼고 그동안 받은 서류에도 인피니트 컬러나 토미상회 이야기는 없었다. 애플우드크리에이티브 측에 물어보니 토미상회와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토미상회는 "우리만 인피니트 컬러와 직접 연관돼 있어 모를 수 있다. 우리는 분명 애플우드크리에이티브, 라이브네이션과 소통해 왔다"고 강조했다.
관계사들의 입장이 분분한 가운데, 워너원의 싱가포르 공연 정산금을 둘러싼 첫 재판은 이달 안에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