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황동일은 그동안 안정감 부족으로 주전을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15일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KOVO 제공 삼성화재가 재도약을 노린다. 공격의 시발점인 세터 활용에 변화를 줄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11일에 열린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경기 중 나온 신진식 감독의 높은 언성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엿볼 수 있었다. 풀리지 않았다. 이 시점까지 리그 5위에 머물렀고, '봄 배구' 마지노선에서 밀려 있었다.
박철우·송희채 라인을 앞세운 공격과 센터 라인은 강점이 있다. 문제는 서브 리시브. 타이스와 신진식 감독은 "강점 강화로 승부하겠다"고 전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하며 다시 리그 4위를 탈환했다. 최하위와 경기였지만 수차례 풀세트 접전을 하며 근성을 보여 준 상대와 경기에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인 것. 사령탑도 "(승리하려는) 의지와 자신감이 엿보였다"고 평가했다.
공격 삼각 편대의 득점력은 여전했다. 리시브는 상대의 약한 서브 강도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변화 지점은 세터의 경기 운영 능력이다. 이날 삼성화재는 주전 세터 김형진 대신 기존 주축 황동일을 풀타임으로 내세웠다. 키 194cm, 장신이라는 강점을 지닌 세터다. 2단 공격·블로킹 등 득점 기여도가 높다. 대체로 지도자들은 무엇보다도 장신 세터 활용에 기대감을 갖는다.
황동일이 그동안 주전 자리에서 밀려 있던 이유는 안정감 부족이다. 올 시즌 주전 김형진은 비교적 안정감 있고, 서브에 강점이 있다. 그러나 한국전력전에서 보여 준 황동일의 경기력은 시선을 끌 수 있었다. 연속 블로킹·공격수 같은 강타로 강점을 드러냈다.
경기 이후 만난 그는 "'한국에선 세터가 공격 성향이 강하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유럽 무대는 다르다. 적당한 선을 지키면서 현재 스타일을 고수하려 한다"고 전했다.
김형진은 프로 무대 데뷔 2년 차다. 경험이 부족하다. 체력 저하가 심화될 시기다. 실제로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신 감독은 이 시점에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황동일을 풀타임으로 내세운 이유에 대해서도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고 설명했고, 시스템에도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는 취지의 심중을 전했다.
4라운드 마지막 경기던 한전전에서 승리했지만 한 경기를 덜 치르고 OK저축은행에 앞선 5위다. 오는 18일 경기에서 OK저축은행이 최하위 한전과 경기를 치르는 점을 감안하면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다시 5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장신 세터, 경험이 더 많은 황동일의 활용 비중을 높여 변화를 준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주포 박철우도 "황동일과 김형진 모두 강점이 있기 때문에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전과 경기에서 자신감을 얻은 황동일이 강점을 발휘할 수도 있다. 경기 중 세터가 바뀌면 공격수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을 감안한다면 남은 5·6라운드에서 적합한 방향을 잡으려 할 것이다. 확실한 것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턱걸이하고 있는 삼성화재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향후 세터 활용은 행보와 결과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