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OCN '신의 퀴즈 시즌1'부터 지난 13일 종영한 '신의 퀴즈:리부트'(이하 '신의 퀴즈5')까지 8년 동안 다섯 개의 시즌이 제작됐다. 시즌4와 시즌5 사이 류덕환의 입대 등으로 인해 4년의 공백이 있었는데도 애청자들의 마음은 떠나지 않았다. 류덕환(한진우)과 윤주희(강경희), 법의학팀뿐 아니라 이에 맞서는 악역들까지 모두 한 단계 진화한 면모를 보여주며 리부트라는 부제를 증명했다. 특히 법의학팀에 돌아온 류덕환의 성장은 매 에피소드가 전한 묵직한 울림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겼다. 2017년 12월 제대한 후 JTBC '미스 함무라비' 영화 '국가부도의 날' '신의 퀴즈5'까지 쉬지 않고 일했는데 차기작도 벌써 정했다. MBC 새 월화극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서 엘리트 변호사 우도하를 연기한다. 한진우와는 완벽하게 다른 캐릭터라 류덕환의 변신이 기대를 모은다.
-제대 후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 "2년 동안 너무 쉬었다. (웃음) 20대 때는 하고 싶은 거 위주로만 했다. 군대에서 일반인 친구들과 오래 있다 보니 대중들이 원하는 것에 대한 의문점이 들었다. 나는 대중을 상대하고 있었는데 대중을 위한 적이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가끔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포기하는 게 포기가 아닌 게 될 수 있겠구나, 포기가 아닌 선택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작, 혹은 작품을 쉬지 않고 하는 게 감사하다. 그래서 즐겁게 하고 있다. 몸은 힘들 수 있지만 비타민 잘 먹으면 되니까."
-'신의 퀴즈' 체력적으로 힘들었나. "몸보다 머리를 힘들게 했다. 흰머리가 엄청 늘었다. 매번 힘들었지만 유독 이번 시즌이 힘들었던 이유는 감독님과 약속한 게 있어서다. 감독님이 장르물이 처음이었다. 약간 드라마 위주로 연출하는 걸 좋아하는 분이어서 장르물에 대한 고민이 많이 있었다. 한진우라는 캐릭터의 천재성을 보여줄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그런데 연출적으로만 욕심을 내는 분들은 CG로 눈에서 뭐가 확 들어오고 이런 게 많은데 감독님은 그런 건 당연히 어느 정도 트렌드에 맞게 있으면서도 조금 더 사실적으로 고민하는 모습, 천재로서 오랜 시간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에 대해 과정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래서 감독님한테 제가 칠판에 다 쓰겠다고 했는데 그 말을 한 게 잘못이다."
-4년 만에 연기한 캐릭터라 고민이 있었을 듯하다. "사실 기본적인 캐릭터 뼈대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박재범 작가가 잘 써준 캐릭터였고 그 캐릭터를 류덕환이라는 배우가 했을 때 나온 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불신은 없었다. 하지만 가장 고민이 됐던 건 첫 번째로 시대가 변했고 관객분들의 눈이 높아졌고 굉장히 다양한 드라마를 접했을 텐데 8년 전부터 시작한, 그리고 4년 전에 막을 내린 이 드라마를 지금 받아들이고 재밌게 봐주실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더불어 한진우도 나이가 들고 이 아이도 세상을 많이 살면서 굉장히 많은 경험을 했는데 이게 예전처럼 똑같이 간다면 너무 가볍게만 느껴질 것 같았다. 이번에 새로 온 작가님들과 그런 부분을 많이 얘기했다. 기본적인 진우의 잔망스러움이나 그런 건 가져가면서 미묘한 성장을 표현하고 싶었다.
-어떻게 보여주려고 했는지. "갑자기 어른이 된 한진우가 아니라 예전엔 사회에 발악하고 잘못된 부조리에 대해 싸우려고 했다면 지금은 경험을 많이 하고 많은 세상을 겪다 보니 일정 부분 인정하게 되고 어느 부분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을 받아들이게 되고 이런 게 경희나 소장님과의 대화를 통해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장교수님이 했던 부분을 내가 따라 할 수 있다면 진우가 자신이 겪고 있는 것들을 승빈이를 통해서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있으니 관객들에게 전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미묘한 변화로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다." -'신의 퀴즈' 이후 장르물이 많아졌다. "OCN에서 많은 장르물이 발전한 것에 대해 '신의 퀴즈'에 감사해야 한다. 우리가 잘 이용됐다. (웃음) 근데 많은 분이 사랑해주신 것도 감사하지만 그것보다도 소수의 사람이 봐주시다가 점차 시각을 넓혀갈 수 있었던 건 도전하고 새롭게 만들어 내려는 걸 OCN에서 믿어줬기 때문이다. OCN에서 더 많은 장르물을 만들고 호응을 얻는 걸 보면서 절대 가볍게 만들어선 안 되겠다는 성찰을 하게 됐다. 그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신의 퀴즈'도 지금까지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새로운 도전이나 새로운 장르의 개척이 없었다면 '신의 퀴즈'도 이렇게 꾸준히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작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