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지난 18일 종영한 '차달래 부인의 사랑'을 마지막으로 아침일일극을 폐지했다. KBS 측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드라마 콘텐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현재 이 시간대에는 KBS 1TV 일일극 '비켜라 운명아' 전일 방송분이 재방송된다. KBS 관계자는 "당분간 1TV 일일극을 재방송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KBS는 오전에 드라마를 방영하지 않는다. 지난해 8월 '파도야 파도야'를 마지막으로 TV 소설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1987년 시작한 TV 소설은 KBS의 대표 브랜드이자 신인 배우의 등용문이었다. 이를 폐지하는 대신 아침일일극을 7년 만에 부활시키고 '차달래 부인의 사랑'을 편성했다. 그러나 한 작품 만에 다시 아침일일극 제작을 포기했다.
시청자 반응은 부정적이다. 50대 주부 시청자는 "어르신들은 젊은 시절의 향수가 느껴진다며 TV 소설을 좋아했다. 젊은 사람들 눈에는 같은 이야기처럼 보이겠지만 어머니 아버지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TV 소설이 없어졌을 때 나도 안타까웠다. 그런데 아침 드라마까지 없어지니 이젠 어르신들을 위한 드라마는 없는 것 같다. 모든 게 젊은 사람들 위주다"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방송가에는 KBS가 적자 경영을 해결하기 위해 장수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BS는 지난해 3분기 기준, 58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에서 내놓는 콘텐트가 양적·질적으로 지상파 3사를 능가하면서 위기는 더 짙어지고 있다. 이에 KBS뿐 아니라 MBC도 일일극 라인업을 정리하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그러나 KBS의 아침 드라마 폐지가 더 큰 반발을 사는 이유는 KBS가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국이기 때문이다. 수신료는 전기요금과 함께 징수되고 있어 대부분의 사람이 알게 모르게 내고 있다. 한 시청자는 "전 국민으로부터 수신료를 받으면서 아침 드라마처럼 장년층이 보는 프로그램은 폐지하고 젊은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만 제작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